누가 만약 나한테 일본 오는 사람들한테 꼭 한 번은 먹이고 싶은 편의점/슈퍼 디저트를 하나 꼽아보라고 한다면, 곧바로 바로 교무슈퍼의 냉동 케이크를 선택할 거다. 일본의 교무슈퍼(業務スーパー)는 대용량 음식을 저렴하게 파는 슈퍼인데, 일반 소비자들도 장을 보러 많이 간다. 일본의 소매 단위 코스트코 같은 느낌? 코스트코와 동네슈퍼의 중간 같은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파는 디저트가 진짜 맛있는 게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저렴하다. 그중에서 최고를 뽑으라면 나는 단연 냉동 케이크를 뽑겠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맛 좋고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제품이다. 맨날 사 오자마자 정신을 못 차리고 먹어재껴서 그런지 내가 찍은 포장을 뜯기 전 제품 사진을 못 찾겠어서 인터넷으로 찾은 사진으로 대체하겠다.
다른 케이크 종류도 맛있지만 오늘 소개하고 싶은 건 리치 케이크 시리즈다. 이렇게 4종류가 있다.
- 리치 치즈 케이크 (リッチチーズケーキ)
- 리치 말차 케이크 (リッチ抹茶ケーキ)
- 리치 초코 케이크 (リッチショコラケーキ)
- 리치 스트로베리 케이크 (リッチストロベリーチーズケーキ)
500g에 300엔 안팎이(지점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세금포함 350엔 이하)라는 엄청난 가격인데, 또 엄청나게 맛있다. 개인적으로 맛 순위는 치즈 > 말차 > 초코 > 스트로베리 순으로 맛있다. 스트로베리는 사람에 따라 맛없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 게, 딸기맛인가? 싶은 인공적인 맛이다. 물론 나는 스트로베리도 맛있었지만 실패 없이 가려면 치즈, 말차를 먹도록 하자.
내가 찍은 사진 하나 찾았다.
까면 이런 모습이다. 깐 비주얼은 별로지만 뒤집어서 꺼내면 예쁘고 빤질한 네모모양이 나온다.
녹여서 먹어도 맛있지만 냉동상태로 먹으면 케이크보다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느낌으로 엄청나게 꾸덕하게 먹을 수 있다. 그릭요거트 유청을 24시간쯤 분리해서 먹는 사람들이라면 냉동상태에서 먹는 걸 추천한다. 교무슈퍼에는 냉동과일도 파는데 냉동과일을 토핑으로 올리고 따뜻한 차 한잔과 같이 먹으면 정말 환상적으로 맛있다.
원래 이렇게 무식하게 반덩어리 댕강 잘라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예쁘게 4등분 정도 해서 조금씩 먹는 거겠지만, 어차피 한번 개봉하면 멈출 수가 없어서 그냥 통째로 먹곤 한다.
교무슈퍼는 이런 느낌의 점포가 많다. 번화가나 역 근처 점포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역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고 부지가 넓은 곳에 넓은 주차장과 함께 커다랗게 점포가 들어서 있다. 교무슈퍼가 흔하게 보이는 슈퍼는 아니라 찾기 힘들 수 있지만 그래도 큰 동네에는 꼭 하나씩 있으니 일본에 놀러 오는 사람들이 꼭 한 번쯤 먹어봤으면 좋겠다. 편의점에서 조그마한 디저트 하나 살 돈으로 체험해 보기에 후회 없는 경험일 거라고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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