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일본의 케이크 맛집 하브스(HARBS)에 대해 써보겠다. 하브스는 유명한 이유가 아주 납득이 갈 만큼 맛있었던 가게라서 가족들이나 아는 사람들이 일본 놀러 오면 꼭 한 번쯤은 데려가서 케이크를 먹여주고 싶은 곳 중 한 곳이다.
관동에는 14개의 지점, 관서(간사이) 지방에는 12개의 지점이 있는데, 나는 도쿄 롯폰기에 위치한 도쿄 미드타운 점(東京ミッドタウン店)과 요코하마에 위치한 요코하마 랜드마크 플라자 점(横浜ランドマークプラザ店)에 방문을 해본 적이 있다. 도쿄 미드타운 점(東京ミッドタウン店)에 갔을 때는 평일 점심쯤 방문해서 그런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고, 요코하마 랜드마크 플라자 점(横浜ランドマークプラザ店)에 갔을 때는 주말 점심쯤이었는데 만석이여서 5분 정도 대기를 하다가 들어갔다. (대기 인원은 1~2팀 정도)
도쿄 미드타운 점(東京ミッドタウン店)은 도쿄 미드타운 내부에 위치해 있는데, 앞쪽으로는 카운터가 바로 보이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다. 하브스는 케이크와 홍차만 파는 게 아니고 식사메뉴도 팔기 때문에 식사를 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케이크와 홍차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시는 분들도 계셨다.
나는 이때 롯폰기에서 일정이 있었는데 시간이 남아서 도쿄 미드타운을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가 하브스를 우연히 발견해서 들어가 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유명한 곳인걸 알고 들어간 게 아니라 들어갔더니 맛있어서 나중에 검색해 보니 유명한 곳이었다. 솔직히 별생각 없이 앉아서 배도 채우면서 시간 때우려고 들어간 거라 맛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기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졌던 걸 수도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객관적으로 생각해 봐도 맛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뭐가 뭔지도 몰랐으면서 가장 유명한 메뉴인 밀크레이프 케이크를 용케도 잘 골라 먹었다. 비주얼도 귀엽고 입에서 녹는 식감 + 적당히 달달한 반죽과 크림 + 상큼한 과일의 조합이 완전 너무 맛있었다. 음료 메뉴는 홍차와 허브티, 커피 등등 다양하다. 홍차를 주문하면 우유도 같이 주니 취향에 따라 밀크티로 마셔도 된다.
요코하마 랜드마크 플라자 점(横浜ランドマークプラザ店)에 갔을 때는 마롱 케이크를 먹어 봤다. 이때는 친구랑 근처에서 밥을 먹고 디저트 뭐 먹지 하면서 랜드마크 타워를 돌아다니다가 하브스가 있는 걸 발견해서 들어갔다. 친구는 이때 하브스를 처음 방문한 거였는데, 진짜 맛있었다고 다음에 또 와야겠다고 좋아했다 (뿌듯,,) 마롱 케이크는 밀크레이프를 먹었을 때만큼의 감동은 없었지만 역시나 맛있었다. 밤 크림으로 덮인 심플한 케이크인데 밤 크림이 두껍게 발려 있어서 밤 맛이 찐하게 나는 게 아주 만족스러웠다. 쿠리킨통(栗きんとん) 같은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좋아할 맛이다. 밀크레이프나 마롱 케이크 같은 레귤러 케이크들 말고 매달 변경 되는 한정 케이크도 있는데 그 메뉴는 여기서 볼 수 있다.
하브스는 가장 저렴한 케이크가 한 조각에 700엔이 넘고 비싼 건 1000엔이 넘는 케이크도 있는데, 케이크의 맛과 더불어 크기도 일본답지 않게 상당히 큰 편인 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케이크의 사이즈가 큰 게 나름 하브스의 아이덴티티인데, '1개만 먹어도 마음까지 만족할 수 있는 케이크 (1個食べて心まで満たせる ケーキ)'를 만드는 걸 모토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 그리고 매장과 매장에 있는 테이블이나 의자가 케이크만큼이나 큼지막하고 시원시원해서 너무 좋다. 글 쓰면서 사진 보니까 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