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거주한 지 어언 6년 차... 김치를 잘 안 먹게 되었다. 있다면 김치볶음밥과 김치찌개를 함께 먹으며 반찬으로는 김치를 먹는 김치러버 한국인이지만, 한편으론 없으면 안 먹을 수도 있어서 굳이 일본에서 비싼 돈 주고 사 먹을 생각을 안 했기 때문이다. 일본에 정착하고 초기에는 그래도 마트에서 일본회사가 만든 일본식 김치를 몇 번 사 먹었는데 (한국에서 직수입한 김치는 너무 비쌌음) 영 내가 아는 김치맛이 아니라 그 뒤로 그냥 김치에 대한 미련은 버렸다. 일본에서 만든 김치는 그냥 안 맵고 달달한 배추다. 그렇게 제대로 된 한국 김치를 안 먹은 지가 벌써 3년이 지나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족들이 일본에 놀러 오면서 밥 먹을 때 김치를 꼭 먹어야겠다고 하여 집 근처 마트에서 한국산 김치를 종류별로 사다 먹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이번에 먹어본 김치가 이렇게 3종류이다.
- [종가집] 특선 수제 김치 (宗家特選手づくりキムチ) : 600엔 후반
- [종가집] 종가 김치(宗家キムチ) : 600엔 초반
- [양반] 모란봉 한 김치(韓キムチ) : 500엔 대
[종가집] 특선 수제 김치 (宗家特選手づくりキムチ)
이 김치는 아주 잘 익은 신김치였다. 라면이랑 먹으면 완전 잘 어울리는 신김치. 종가집은 한국에서도 워낙 유명한 브랜드지만, 사실 한국에 있을 때는 대부분 집에서 할머니가 담가주신 김치를 먹고, 외식으로 김치를 먹을 일이 있어도 그 김치가 무슨 브랜드인지는 모르니 종가집 김치의 맛을 아는 게 아니라 한국에서 파는 종가집 김치와 같은 맛인지 비교는 할 수 없었다 (종가집 김치 자체에도 여러 맛이 있기도 하고). 하지만 일본에서 판매하는 김치라고 해서 현지 입맛(안 맵고 더 달게)과 타협하지 않은 아주 바람직한 맛이었다. (사실 이번에 먹어본 김치는 다 그렇긴 하다.) 그리고 용기가 항아리 모양이라서 귀엽다.
[종가집] 종가 김치(宗家キムチ)
이것도 종가집 김치인데 다른 제품이다. 이건 신김치가 아니고 맛이 덜 든 겉절이 느낌에 가까운 김치였다. 막입이라서 어떤 김치에 무슨 재료가 들어갔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위에 쓴 특선 수제 김치보다는 톡 쏘는 신맛이 덜하고 배추 맛이 살아 있었다. 이걸 익히면 특선 수제 김치가 되는 건감?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겠지? 특선 수제 김치보다 20g 많은데도 가격은 50엔 정도 저렴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덜 익은 김치 좋아해서 이것도 너무 맛있었다.
[양반] 모란봉 한 김치(韓キムチ)
이건 동원 양반에서 나온 제품인데, 모란봉이라는 이름이 붙어서 잉? 내가 아는 동원 양반이 아닌가? 북한이 관련이 있나? 싶었던 제품이다. 알아보니 모란봉은 한국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일본 회사 이름이라고 한다. 아니 근데 왜 이름을 모란봉으로 지은 걸까? 아무튼 내가 아는 그 양반인 걸로... 이 김치는 종가집 김치들에 비해서 마늘맛이 좀 더 강하고, 가장 적당히 익은 느낌의 김치였다. 종가집 김치 2개는 완전 신김치 <> 겉절이였다면 이 양반 김치는 그 두 개의 중간 정도. 오늘 소개한 3개 중에서 가장 저렴한(그래도 500엔 대지만) 한국산 김치라서 사 먹기 가장 만만한 김치다.
취향차이겠지만 엄마는 양반김치가 제일 맛있었다고 하고, 나는 종가집 종가 김치에 한표. 이번 기회에 가족 찬스로 일본식 김치가 아닌 제대로 된 한국산 김치 3종류를 먹어 봤으니 종종 생각나면 입맛에 맞게 사 먹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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