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우리 동네... 는 아니고 옆동네를 싸돌아다니다가 익숙한 상호명이 보이길래 가봤더니 BBQ치킨 매장이었다. 사실 나는 BBQ치킨이 한인타운인 신오쿠보 정도에만 있을 줄 알았는데, 가까운 데에 생겼다는 게 신기해서 다른 매장은 또 어디에 있나 찾아보니 수도권(도쿄, 가나가와, 사이타마, 치바)에만 총 16개 매장이 있더라.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일본 BBQ 홈페이지)
매장을 발견하자마자 들어간 건 아니고, 한동안 또 잊고 있다가 어느 날 생각나서 메뉴를 보는데 치즈볼로만 꽉 찬 치즈볼 박스를 팔고 있길래 궁금해서 사 먹었다. 이번에 먹은 치즈볼 박스(메뉴)는 치즈볼 12개가 들어있고 가격은 세금 포함 1400엔이다. 구성은 슈가 치즈볼 4개, 치즐링 치즈볼 4개, 캐러멜소스 치즈볼 4개로 이루어져 있다. 참고로 치킨은 안 사 먹었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도 비비큐는 잘 안 시켜먹어서 황금올리브가 무슨 맛인지 기억도 안 나는데... 애초에 황금올리브치킨을 먹어보긴 했었나? 기억이 안 나니 한국 비비큐랑 같은 맛인지 비교도 못해보겠네.
아무튼 오늘 글을 쓰려고 한국에도 이런 게 있나 인터넷으로 찾아봤는데 한국에도 치즈볼 10개 모둠볼 세트가 있더라. 그런데 치즈볼의 구성이 달랐다. 한국엔 애플 치즈볼이라는 게 있던데 사과 러브맨은 이게 더 탐나... 한국 가면 꼭 먹어 볼 거다. 나는 한국에서 치즈볼을 딱 한 번 먹어보았는데, 그 치즈볼은 BHC치즈볼이다. 뿌링클이랑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고 동생이 사 먹여줬는데 진짜 맛있었다. 그래서 내 치즈볼의 기준은 BHC치즈볼인데, BBQ치킨 치즈볼 박스를 딱 열었을 때 내가 생각하던 치즈볼이랑 모양도 크기도 너무 달라서 이게 맞나 싶었다. 원래 치즈볼은 단단하게 동글동글 모양 잡힌 음식이 아니었던 것인가... 이 정도로 찌부렁탱이가 될 수 있는 음식인 것인가... 그리고 이렇게 작고 귀여운 음식이었던 것인가... 그리고 나는 이 비주얼을 보자마자 내 앞으로의 행복을 위해 모든 기대를 접고 치즈볼을 몰랐던 초심으로 돌아가 이 음식을 대하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원래 이런 비주얼인지, 열심히 집까지 운반을 해오느라 이런 것인지는 미스터리지만, 만약 후자라면 배달 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음식이었다는 점은 유감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음식 배달을 잘 안 시키기 때문에 굳이 생각을 안한걸 수도 있겠다 싶긴 함)
가장 윗줄부터 차례대로 슈가, 치즐링, 캐러멜 맛인데, 기본 치즈볼에 각각 슈가파우더, 치즈 시즈닝, 캐러멜 소스를 뿌린 것이었다. 슈가는 원래 하얀색 슈가파우더가 뿌려져 있는데 다 녹은 건지 안보였고, 치즈 시즈닝은 윗부분만 아주 살짝 한 꼬집 뿌려져 있었고, 캐러멜 소스가 (이 중에서는) 그나마 많이 핫도그의 케첩 스타일로 뿌려져 있었다.
처음의 기대처럼 겉은 바삭하고 안에는 쫄깃한 치즈가 들어있길 기대하고 먹으면 세상에게 기만당하는 기분이었겠지만, 그냥 작고 귀여운 먼치킨 스타일의 찹쌀 도넛이라고 생각하고 먹으면 또 나쁘지 않은 음식이었다. 치즈볼이라기엔 치즈의 주장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고, 위에 시즈닝/소스들과의 조합은 나쁘지 않았다. 근데 아무리 기대 없이 먹는다고 해도 역시 하나에 117엔 꼴이라고 생각하고 먹으니 기만당하는 기분이 든다. 그래도 쓴 돈은 어쩔 수 없는 거고 나름 맛있게 잘 먹었으니 만족하고 잊자. 그리고 치킨집에서는 치킨을 사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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