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유튜브를 보다가 아주 흥미로운 광고를 보게 되었다. 바로 일본 기념품으로 유명한 "센카 퍼펙트 휩(SENKA Perfect Whip, パーフェクトホイップ)"의 광고다.
퍼펙트 휩은 한국에서 일본 여행 기념품으로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한 10년 전쯤? 어쩌면 그전부터 유명했던 걸로 기억한다. 요즘에는 한국에 수입이 되어서 한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만큼 일본 기념품으로 선호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를 어디서 주워듣긴 했다.
아무튼 개인적인 추억이 있다면 일본에 정착하기 전에 1년 정도 짧게 일본에 살았었는데, 그때도 한국인들 사이에서 엄청 유명했기 때문에 나 역시 일본에 와서 가장 먼저 산 세안제가 퍼펙트 휩이었다. 그때 한통을 다 사용하고 나서 일본인 친구들에게 다른 좋은 세안제도 이것저것 추천받았고 그 뒤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렇다. 일본에서는 유명하긴 해도 한국에서 난리인 만큼 독보적인 폼 클렌징은 아닌 것이다. 다른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이 많으니까. 최근 이런 퍼펙트 휩이 일본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광고 타이틀이 아주 흥미로웠다. 바로 "한국에서 '넘버 원'인 세안제"라는 거다. 광고 시리즈는 Part.1부터 Part.4까지 총 4개가 있고, 각 광고마다 한국인들이 한두 명씩 나와서 인터뷰를 하는 방식이다.
그 광고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영상이고, 다른 3개는 세이카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 가능하다.
인터뷰어가 퍼펙트 휩에 대해서 사용자 경험을 물어보면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한 후 점수를 매기는 방식의 인터뷰이고, 어쨌든 결론은 퍼펙트 휩에 대한 긍정적 어필로 마무리가 된다. 당연함 광고임. 넘버원까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유명한 게 거짓은 아니니 아주 흥미롭게 영상을 보았다.
처음에 광고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2가지였다.
- 일본인들이 한국인에게 갖고 있는 편견을 굉장히 잘 써먹었구나
- 아무리 그래도 이런 광고를 제작하다니 한국에 대한 인식이 정말 좋아지고 있긴 하구나
1번에 언급한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에게 갖고 있는 편견이라 함은 바로 '한국인은 피부가 좋다'는 것이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진입 창구는 배우나 아이돌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외적인 부분에 굉장한 임팩트가 생기는 듯하다. 그래서 한국인은 피부가 좋고, 스타일이 좋고, 성형을 많이 한다는 류의 편견이 있다. 초면인 분들을 뵈었을 때 한국인이라고 밝히는 순간 '피부가 좋네요'라는 인사치렛말이 자판기 버튼 누른 것처럼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대들의 사회생활을 응원한다) 이런 편견이 세안제 광고에 찰떡인 걸 아주 잘 캐치해서 써먹지 않았나 싶다.
1번의 포인트가 있음에도 이렇게 직접적으로 '한국에서 1등 하니까 우리 제품 좋아요'를 어필하는 광고를 내건 게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물론 예전 포스팅들에도 썼듯이, 내가 처음 일본에 살러 왔을 때랑 지금을 비교하면 한국에 대한 인식이 엄청나게 좋아진걸 나날이 몸으로 채감하고 있긴 하다. 웬만한 한국음식은 집 앞 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게 되었고, 한국 음식점은 어디에 가나 쉽게 볼 수 있고, 길을 지나면 심심찮게 k-pop이 배경음악으로 들려오고, 한국어를 공부한다는 일본인을 많이 만나기도 한다. 한국에서 유명하다는 걸로 광고를 하는 제품도 꽤 볼 수 있긴 하지만, 그런 광고는 신오쿠보나 Qoo10 등에서 이미 한국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 층을 겨냥하여 내는 광고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튜브 광고에 퍼펙트 휩 제품이 이렇게 한국을 타이틀에 걸고 광고를 하다니, 갤럭시에 삼성 로고를 표시하지 않고 판매하는 일본에서 나름 대담한 행보가 아닌가 싶었다. 퍼펙트 휩의 주 소비자 층을 고려하면 한국이라는 타이틀은 리스크가 적다는, 오히려 매리트가 있다는 판단을 했으니 저런 광고를 제작한 거겠지?
정말 여러모로 흥미로운 광고라고 생각해서 굳이 포스팅을 해보았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선 한국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기우는 게 반가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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