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으로 나는 한 근 5~6년간 제대로 된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체하거나 위염 때문에 골골댄 적은 있어도 근 몇 년간 감기 때문에 아팠던 기억이 없다. 연장선 상으로 인플루엔자나 코로나에도 아직 안 걸렸다.
가장 최근에 걸린 감기라고 한다면 2017년쯤 한국에 있었을 때 걸린 심한 감기가 기억의 마지막이다. 감기라고는 표현했지만 사실 대체 무슨 병이었는지 지금도 미스터리인데, 몸에 힘이 안 들어가서 겨우겨우 아빠랑 같이 병원에 가 진료받고 나오는 길에 도저히 걸을 수가 없겠어서 냅다 바닥에 주저 않았더니 아빠가 다시 병원에 둘러업고 들어가 한 시간 동안 수액을 맞고 나왔던 적이 있다. 특별히 목이 아프거나 콧물이 난다거나 하는 것 없이 열이 나고 몸에 기운이 쫙 빠지는 증상만 있었는데 의사말로는 일단 열감기 같다는 말만 들었다. 진짜 감기가 맞긴 했나? 아무튼 이때 이후로 심한 감기는 진짜 끔찍하구나 혼자 있을 때는 절대 아프면 안 되겠다 하고 감기기운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후 딱 약 먹고 푹 자는 방식으로 대처를 해왔더니 감기로 앓는 일이 사라진 거다.
그리고 바이러스랑은 애초에 닿을 일이 없도록 집에만 콕 박혀 있는 생활을 하는 게 한 몫하지 않았을까.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눈에 안 보이니까 집에서도 그런 부분은 유난스럽게 관리를 한다. 눈에 안 보이는 게 더 무서운 법이니까.
그런데 이번에 오봉야스미가 끝나고 목이 부은 느낌이 들고 침을 삼킬 때 아파서 목감기가 오려나 했는데, 상비약 중 감기약이 똑 떨어져 새로운 약을 구매해 먹어보았다. 일본에서도 감기약으로 유명하고 한국에서도 일본 감기약으로 나름 이름이 알려져 있는 파브론이다. 일본의 의약품은 한국의 의약품보다 전체적으로 효과가 좀 떨어지는(약이 약한) 느낌이 있는데, 그래서 본격적으로 아프고 나서 먹는다기보다는 나처럼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미리 약을 먹어 증상이 심해지는 걸 막는 용도로 약을 먹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성인 기준 1회 2정, 하루 3회 식후에 섭취를 하면 된다. 60정(30회 섭취 분량)이 들어있는 제품을 구매했고 가격은 세금 포함 1600엔 대였다. 이번에 나는 증상이 있고 난 후 하루동안 약을 못 먹고 방치해서 목이 아픈 증상이 조금 더 심해진 상태에서 복용을 하기 사직했다. 먹고 나서 딱히 졸림이나 몸이 나른해지는 느낌은 없었는데, 그냥 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목이 붓고 아픈 게 많이 좋아졌다.
알약 타입은 태블릿 형태고 크기가 생각보다 컸는데, 알약 말고 분말 형태도 판매하니 알약을 못 먹는 사람들은 분말 형태를 사면 좋을 거다. 일본 드럭스토어에서는 이런 제2류 의약품을 살 때도 설명이 필요한 제품이면 약사분이 와서 설명을 해주시는데, 이번에 파브론을 구매할 때 약사분이 파브론에 들어있는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성분이 2023년 4월부터 용량 제한 기준이 엄격해져서 파브론은 1명당 하나 밖에 구매할 수 없게 되었다고, 복용할 때 주의하라고 설명을 해주셨다. 혹시나 일본에 와서 파브론을 구매해 가려는 분들은 이점 주의하도록 하자.
모두 모두 아프지 말고 건강합시다. 건강히 최고다.
일본 의약품 관련 다른 포스팅
'일본 > 일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여행 기념품 "센카 퍼펙트 휩(SENKA Perfect Whip)"의 흥미로운 일본내 광고 (2) | 2023.09.23 |
---|---|
일본의 방탈출 게임 노이스케이프(No Escape) : 절망공간으로부터의 탈출(絶望空間からの脱出) 후기 (0) | 2023.08.31 |
방탈출 보드 게임 : EXIT THE GAME 버려진 오두막(荒れはてた小屋) 플레이 후기 (0) | 2023.08.20 |
일본에서 여름나기 : 양산 장만 / 양산, 우산 브랜드 Wpc. 양산 후기 (1) | 2023.08.19 |
일본의 버물리, 신우나 코와 쿨(新ウナコーワクール) 사용 후기 (1) | 2023.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