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 음식일기

서울 소공동 / 미슐랭 3스타 광화문 국밥 본점 : 돼지 국밥, 수육, 평양 냉면 후기

아케님 2024. 3. 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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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음식의 맛은 둘째치고 정말... 전체적인 경험이 별로였다. 기분 좋게 밥을 먹고 나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덕분에 미슐랭 가이드에 대한 신뢰가 와르르 맨션이 되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가이드와 그 비스무리한 것에 대한 모든 신뢰를 철회하고 줏대 있게 살아가겠습니다. 

일단 3명 이상은 근처에도 가면 안 되는 집이고, 2명이면 그나마 갈만하고, 1명이면 본인 돼지 국밥 취향에 따라 맛있을 수도 있겠지. 

광화문 국밥 본점(네이버 지도)

방문한 시간은 수요일 저녁 7시. 도착했을 때는 앞에 3팀(3명, 2명, 6명)이 있었고, 돼지 국밥이니까 회전율은 빠르겠지 싶어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다리면 안 됐다는 걸 1시간을 기다린 뒤에 깨달았다. 기다리는 것도 딱히 체계가 없이 그냥 길바닥에 방치해 두는데, 우리보다 더 늦게 온 1인, 2인 팀을 먼저 들여보내 주더라. (우린 3명) 아니 그래도 백번 양보해서 그거까지는 참을만했다. 가게도 자리가 애매하게 나면 테이블 돌려야 하는데 효율이 떨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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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번 정도 우리보다 늦게 온 사람들을 들여보내고서야 사람들이 6~7명 정도 우르르 나오길래 드디어 들어가나 싶었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들어오라는 소리를 안 하는 거다. 그래서 참다못해 들어가서 들어가도 되는 거냐고 직접 말하니까 그제야 들여보내주고 한다는 말이 남은 손님들 한꺼번에 들어 보내려고 좀 더 빠지길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이 날 또 겁나 추워서 화딱지 2배 버프.

광화문 국밥 본점

밑반찬은 이렇고.

광화문 국밥 본점 밑반찬

시킨 건 돼지 국밥, 돼지 수육 그리고 평양냉면 비빔. 여기서 또 화딱지 포인트가 발생했다. 사실 하나는 메밀 온면을 먹으러 간 거였는데, 주문하니까 메밀 온면은 끝났다는 혈압 오르는 소식. 아무리 돼지 국밥이 메인이라고 해도 마감된 음식이 있으면 미리 알려줄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밖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냥 장사 잘되니까 배짱장사하는 거로 밖에 안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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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또 돼지 국밥이 1시간 기다려서 먹고 싶은 거 못 먹은 화딱지 맥스 상태에서 먹고 그 화가 풀릴 정도의 미친 맛있는 맛도 아니었다. 그냥 맑은 돼지 국밥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 수도 있겠네 싶은 맛. 심지어 우리 중엔 그런 사람이 없었다.

광화문 국밥 본점 돼지 국밥, 돼지 수육

잡친 기분도 같이 비벼먹어서 그런지 냉면도 그냥 그랬다.

광화문 국밥 본점 평양 냉면 (비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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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게 한 면이 거의 통유리로 되어있는데, 가게에 들어가 보면 창문에 '가게 안에 모습은 밖에서 안보입니다' 이런 문구가 쓰여있었다. ...? 개뿔 밖에서 훤히 다 보인다. 기다리면서 한 시간 동안 안에 있는 사람 구경했다. 왜... 되지도 않는 말을 굳이? 아무튼 저런 국밥이 취향이라면 혼밥 하기엔 괜찮을 것 같으니 우연히 근처에 볼 일이 있다면 취향을 찾아 한 번쯤은 가보는 걸 추천한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이 가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다음에 길바닥에 내던진 한 시간을 애도하며 기분을 풀기 위해 달달이를 먹으러 가서 다시 행복해졌다. 해피 앤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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