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라식을 해서 안구건조증이 있고 하루 24시간 중 18시간 모니터를 보고 살기 때문에 눈이 항상 피로한 편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라식을 받은 안과에서 안약을 처방받아 사용해 왔지만, 일본에 살고 있는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체제를 찾다가 정착한 게 이 로또(ロート) 제약회사의 디지아이(デジアイ)라는 안약이다.
옛날에는 미쿠와 닮은 캐릭터가 패키지에 떡하니 그려져 있어서 엄청 눈에 띄었었는데 언젠가부터 평범하고 깔끔하게 바뀌었다. 정가는 968엔이지만 드럭스토어에 가면 세금 포함 700엔대에 많이 판다. 패키지와 제품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놓고 온라인 기기 사용으로 인한 눈의 피로함을 타깃으로 내놓은 제품이다. 블루라이트 데미지에 의한 안구 피로에 직빵이라나.
안약 본체와 안약 케이스, 설명서로 구성이 되어있다. 권장용량은 하루에 5~6번 정도라고 하는데 한번 넣으면 꽤 장시간 피로감이 안 느껴져서 나는 하루에 3~4번 빈도로 점안을 하고 있다.
내게는 내 시신경 세포가 하나하나가 느끼는 것까지 생생하고 섬세하게 알아차리지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으로 눈의 피로감이 회복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체감으로 느끼는 건 안약을 넣으면 바로 눈이 개운해져서 흐리멍덩하게 보였던 사물이 뚜렷하게 보인다는 거다. 물론 단순히 건조가 해소되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그것뿐이라고 해도 묘하게 일반 인공눈물보다 눈에 착 감기는 느낌이 있다. 일본 안약들 중에는 청량감이 과해서 눈에 치약을 짜 넣는 느낌이 드는 안약들이 다수 있는데, 디지아이도 물론 청량감이 있긴 하지만 엄청나게 심한 자극이 아니라는 점이 좋다. 일본 안약을 처음 접해본다면 입문으로도 괜찮은 안약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디지아이보다 기능이 좋다는 안약이라면 많지만 디지아이는 가성비면에서 추천한다. 디지아이를 생산하는 로또 제약회사는 안약에 일가견이 있는 제약회사로(드럭 스토어 가보면 상단제품 전부 고가의 로또 제품인 경우가 많음), 디지아이 말고도 굉장히 유명하고 기능이 좋다는 안약들(v로또 프리미엄 시리즈 등)을 많이 만드는데 그런 안약들은 1500~2000엔대이기 때문에 가볍게 손이 가는 안약들이 아니다.
어딘가에서 블루라이트 어쩌고 하는 거 다 효과가 있는지 증명된 게 없다며, 블루라이트 안경도 다 쓸데없는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블루라이트 어쩌고 효과를 없는 셈 치더라도 안약은 눈의 피로감을 잠시나마 해소시켜 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사용 중이다. 사실 좋다는 걸 더 하지 말고 안 좋은걸 안 하는 게 백번 천 번 낫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는 있다. 18시간 모니터 보는 거 16시간으로 줄이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게 명백하다. 하지만 일도 모니터로 하고 공부도 모니터로 하고 책도 모니터로 읽는 디지털 시대에 그게 쉬웠다면 애초에 저런 제품이 안 나왔겠지... 그래도 개인적으로 끊임없이 시도는 계속해보고 있다.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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