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지하 식품관 돌아다니다가 비싸 보이는(실제로도 비싼) 후르츠 다이후쿠를 발견해서 구매해 봤다. 지금 시즌에 판매 중인 다이후쿠 단면 모형을 깔끔하고 뭔가 있어 보이게(...) 전시해 놓았는데 그게 되게 맛있어 보였다. 벤자이텐(弁才天)이라는 가게이고, 가게 이름이 굉장히 익숙해서 어디서 들어봤는지 고민을 해봤지만 아직도 기억이 안 난다. 유명하다니까 일본 살면서 언젠가 한 번쯤은 먹어본 게 아닐까 추측 중.
과일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심한데, 300엔부터 비싼 건 1500엔도 한다고 한다. 제일 싼 300엔이라 해도 솔직히 너무 비싸다고 느껴져서 많이는 못 샀고 사과랑 배를 1개씩 구매했다. 사과는 550엔 배는 530엔이었다. 와우. 사실 제일 먹어보고 싶은 건 무화과였는데 시즌이 아니어서 안 팔더라. 그리고 알아본 바로는 1000엔이 넘는다고 한다. 장인정신을 가지고 최고의 품질을 가진 찹쌀, 앙꼬, 과일을 선정하고 손질하고 제조한다고 하니, 뭐...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은 납득할 만한 가격이겠지. 패키징이 매우 고급지기 때문에 선물용으로 주기 굉장히 좋을 거 같다.
다이후쿠를 사면 다이후쿠를 커팅할 수 있는 실과 설명서를 넣어주는데, 설명서에는 실을 이용해서 다이후쿠를 자르는 방법이 쓰여있다. 이렇게 잘라서 먹는다고 맛 자체가 달라지는 건 아닐 건데, 설명서에 왜 '맛있게 드시는 방법'이라고 적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눈으로 음식을 즐기는 행위도 맛의 범위에 포함시킨 거겠지? (아니면 와인 디캔팅하는 거처럼 공기 어쩌고로 맛이 진짜 달라지나? 하 하) 단면을 굳이 볼 거 아니면 안 써도 되지만 기왕이니까 잘라보았다.
먹어보고 난 솔직한 심정은 다이후쿠를 먹는다기 보다는 그냥 과일을 먹는 느낌이었다. 찹쌀떡과 앙꼬가 과일과 안 어우러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찹쌀떡의 범주에 포함시킬만한 디저트는 아니라고 본다. 떡과 앙꼬층이 과일에 비해서 너무 얇아서 그냥 과일이 주인공인 디저트에 약간의 찹쌀떡과 앙꼬가 곁들여진 음식? 찰떡 아이스가 찹쌀떡의 모양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보통 아이스크림이라고 분류하지 찹쌀떡으로 분류하지 않는 것처럼, 이것도 다이후쿠로 취급하기에는 너무 과일이 주인공인 것이다. 쫀득이 존재하지 않는 떡은 떡이 맞는가... 물론 맛이 없지는 않지만 이름이 '다이후쿠'라고 붙여져 있기 때문에 사 먹는 사람의 기대치가 찹쌀떡에 좀 더 맞춰져 있을 여지가 많을 것이라는 점에서 자기 객관화가 좀 더 필요한 디저트라고 생각했다. 요즘은 또 자기 객관화가 굉장히 중요한 시대이니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가보는 게 어떤가 제안을 해본다.
감상 끄읕. 그래도 무화과는 한 번쯤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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