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처음으로 마메다(豆狸、まめだ)라는 이나리 스시 전문점에서 이나리 스시를 사 먹어 봤는데, 너무 맛있게 먹어서 지나갈 일이 있으면 한 두 개씩 사고 있다. 주로 전철역이나 쇼핑몰 식품관에 있는 포장 전문 매장 형태인데, 작년인가가 벌써 50주년이나 된 가게라고 한다. 이나리 스시의 종류가 다양한데 매장마다 조금씩 상이하지만, 일반적인 이나리 스시, 와사비, 생강, 매실, 고기 등이 레귤러 인듯하다. 시즌 한정 메뉴가 매번 바뀌고, 특이하게 매월 20일에서 26일인가 27일까지 곤약 이나리를 판매한다는 점. 곤약 이나리는 유부가 아닌 곤약 안에 밥이 들어있는, 홍철 없는 홍철팀 같은 이나리 스시다.
특히 이번에 가을 시즌 한정으로 출시된 밤&고구마 이나리(栗さつまいもいなり)가 정말 맛있다. 식사용보다는 디저트 느낌의 단짠 이나리 스시인데(원래 이나리 스시가 단짠이긴 하지만 이건 좀 더 단에 가까움), 이나리 스시 위에 고구마와 밤이 올라가 있다. 광고지에는 안에 알밤이 들어가 있다고 쓰여있는데, 생각보다 밥의 깊이가 그리 깊지 않아서 안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밤이 고구마와 함께 머리를 내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 막간 TMI : 왜 '유부 초밥(아부라아게 스시)'이 '이나리 스시'라고 불리는가?
유부는 일본어로 아부라아게(油揚げ)라고 하는데, 아부라아게 스시라고 하지 않고 이나리 스시라고 한다. 이나리 스시의 이나리는 이나리 신(稲荷神)에서 따온 것인데, 이나리 신은 일본에서 풍년(五穀豊穣)을 기원하는 신이다. 이 이나리 신을 모시는 신사가 이나리 신사(稲荷神社), 그리고 이나리 신사의 심부름꾼(사자, お使い)으로 쓰이는 동물이 여우(키츠네, きつね)이다. 그런데 여우가 유부를 좋아한다 하여 이나리 신사에는 예전부터 공물로 유부를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유부라는 식재료 명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이나리 스시가 된 것. 유부가 올라간 우동을 키츠네 우동이라고 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 참고로 여기서 여우가 유부를 좋아한다는 건 처음부터 진짜 사람이 먹는 유부를 말하는 게 아니었고, 처음에는 쥐를 튀긴 어쩌고였는데 그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뀌어서 지금의 유부가 되었다는 얘기가 있음
스시를 구매하면 달달한 식초에 담근 생강을 같이 준다. 생강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나리 스시랑은 같이 먹으면 입안이 깔끔해지고 괜찮은 것 같다. 밤&고구마 이나리(栗さつまいもいなり)에 꽂혀서 그것만 사 먹느라 다른 종류의 이나리 스시는 몇 종류 못 먹어봤는데 지금까지 먹어본 이나리 스시들은 다 괜찮았다. 앞으로 못 먹어본 다른 종류의 이나리 스시도 차차 다 먹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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