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좋아한다. 그러니까 사과 얘기를 하겠다. 올해 추석 때쯤 해서 한국 과일값이 너무 비싸서 떠들썩했던 걸 기억한다. 제수용 사과 1개에 8000원에 파는 사진도 보이고... 물가가 안 오르기로 유명한 일본도 요즘엔 야금야금 물가가 오르고 있어서, 과일도 2~3년 전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값이 올랐다. 그래서 그런지 선뜻 사 먹기가 어려워서 잘 안 사 먹고 있었는데, 한국 과일 가격을 보고 음.. 일본은 양반이군 하고 좀 가벼운 마음으로 사 먹고 있는 요즘이다.
10월 초반 영수증인데, 산쯔가루 사과 5개 봉지를 세금 제외 598엔(세금 포함 645엔), 와세후지 사과 1개를 세금 제외 198엔 (세금 포함 213엔)에 구매했다. 환율 고려하면 사과 1개에 1200원~2000원 정도인 셈이다. 물론 더 비싼 사과도 있다.
요즘은 산쯔가루(サン津軽) 품종이 슬슬 들어가고 와세후지(早生ふじ) 품종이 나오는 철이어서 마트에 가면 와세후지를 메인으로 팔고 산쯔가루를 봉지로 묶어서 많이 팔고 있는 인상이다. 홍옥(紅玉)이나 토키(トキ), 왕림(王林)도 사이드에 보이고. 내 최애 품종은 산쯔가루이기 때문에 요즘 열심히 사 먹고 있다. 당도는 다른 품종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만 식감이 매우 부드럽다. 연한 식감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나는 보통 사과를 자르지 않고 그냥 껍질까지 통째로 깨물어서 먹기 때문에 제일 먹기 편해서 좋아하는 것도 있다.
참고로 산쯔가루의 '산'은 SUN의 일본 발음이다. 봉지를 덥지 않고 햇빛을 밭고 자란 품종이기에 '산'이 붙는다. 그러니까 봉지를 덮지 않고 키운 쯔가루 품종이 산쯔가루. 또 다른 '산'이 붙는 품종에는 산후지(サンふじ)가 있다. 봉지를 덮지 않고 키우면 표면에 상처가 생기기 쉽고, 멋진 빨간색으로 착색이 잘 안 되어서 상품성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신 당도가 더 높아진다고 한다. (직접 재배해 본 건 아니고 알아본 바를 전하는 거라 정보가 틀릴 수 있음)
토키 품종도 전에는 많이 사 먹었는데, 요즘엔 산쯔가루를 열심히 먹느라 멀리했다가 최근에 다시 사 먹어 보았다. 토키는 와세후지나 산후지정도로 단단한 품종인데, 가장 큰 특징은 아마 당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일 듯하다. 산미가 별로 없어서 더 달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비교적 껍질이 두껍다고 생각하는데, 사과 껍질 씹는 맛도 좋아해서 한창 많이 먹었다.
맨 처음 이미지가 산쯔가루 1봉지랑 와세후지 1개를 산 영수증인데, 사실 산쯔가루 1 봉지만 사려다가 진짜 예쁘게 생긴 와세후지를 봐서 와세후지도 산거다. 그 와세후지가 이쪽↓ 와세후지는 단단한 편이고 단맛과 신맛이 둘 다 어느 정도 있어서, 산후지와 함께 가장 무난하고 누구나 좋아하는 사과맛이 아닐까 한다. 나 역시 무난하게 좋아하는 품종이다. 후지보다 1달 정도 일찍 수확할 수 있는 품종이어서 후지 앞에 와세(早生)가 붙었다고 한다.
홍옥이랑 조나골드 품종도 예전에 먹어봤는데 좀 취향에 안 맞아서 그 뒤로는 안 사 먹어 보았다. 산쯔가루 정도의 당도도 완전 좋은 사람이라 아마 내 호불호의 기준은 사과의 경도와 산도인 듯하다. 딱딱하면 베어 먹을 때 잇몸까지 아프니까 싫고 산미는 좀 적은 게 좋다. 홍옥이랑 조나골드는 딱딱하고 산미도 강했던 걸로 기억한다.
음 나는 산쯔가루 들어갈 때까지 해피 링고 라이프를 이어가겠다. 하지만 맛있는 산쯔가루가 들어가면 맛있는 산후지가 나오겠지. 역시 가격이 좀만 더 저렴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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