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유명한 소룡포 맛집인 딘타이펑(鼎泰豊、ディンタイフォン)을 일본에서 다녀왔다. 한국에도 매장이 있는 걸로 아는데 일본에도 전국적으로 27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이번에 내가 간 곳은 가와사키 점이고, 라조나 가와사키 플라자 4층에 위치해 있다. 대만 좋아하는데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여행을 계획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흐지부지 된 아쉬운 마음을 3년 만에 딘타이펑으로 달래 보았다.
정확히 주말 점심 피크시간인 12시에 갔는데 역시나 대기가 있었다. 그래도 매장이 엄청 큰 편이어서 많이 기다리지는 않았다. 대기가 있으면 대기표를 주는데, 대기표에 있는 큐알코드 사이트에 접속하면 온라인으로 순서를 확인할 수 있고, 쇼핑몰 안에 위치한 매장인지라 쇼핑몰 좀 구경하다 보면 금방 차례가 다가온다.
앞에 10팀정도가 있었고 대기한 시간은 30분 정도. 쇼핑몰 구경을 하다가 이미 번호가 불려지고 난 다음에 조금 늦게 매장에 도착을 했는데, 점원에게 말하니까 바로 자리로 안내를 해주셨다.
대만에 있는 딘타이펑 매장이나 한국 매장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본은 크게 추천 세트 메뉴, 시즌 한정 추천메뉴, 일반 메뉴 이렇게 3종류의 메뉴가 있었다. 일반 메뉴는 소룡포나 딤섬 단위, 반찬, 밥, 면 등 따로따로 주문을 할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비싸서 확실히 추천 세트 메뉴가 가성비가 좋다고 느꼈다. 추천메뉴는 메인메뉴(면 또는 밥) 하나와 소룡포 4개, 반찬 하나로 구성되어 있고 메인메뉴 종류에 따라서 가격이 1690엔~2090엔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세트 메뉴에서 추가금을 지불하면 소룡포 6개로 변경하거나 드링크, 디저트를 추가할 수 있었다.
주문은 주문지에 메뉴의 번호를 직접 써서 점원에게 건네면 점원이 주문 내용을 확인해 주는 방식이었다. 나는 이번에 처음 와보는 거기도 해서 무난하게 세트 메뉴, 그중에서 중화요리하면 딱 떠오르는 면요리인 뉴로면(소고기 국수) 세트를 주문했다.
소룡포가 나오기 전에 작은 접시에 생각과 앞접시를 서빙해 주시면서, 소룡포 먹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신다.
- 생강이 담긴 작은 접시에 소룡포 소스를 따라 놓는다.
- 소룡포를 집어서 렝게 위에 올려 반죽을 갈라 육즙 스프를 마신다.
- 소룡포 위에 소스에 절여진 생강을 올려서 먹는다.
이렇게 먹으면 된다고 한다. 소룡포는 주문하고 얼마 안 돼서 바로 나온다. 찜기에 그대로 나오는데 찜기도 엄청 뜨겁다. 소룡포 육즙을 먼저 안 마시고 입으로 직행시키면 입 속에서 어떤 대참사가 일어날지 예상이 가는 뜨거움이었다.
사실 제대로 된 소룡포를 먹어본 기억이 희미하고 기억나는 거라곤 요코하마 중화거리에서 먹어본 야끼소룡포뿐이지만, 딘타이펑의 소룡포는 정말 맛있는 소룡포일 거라고 느꼈다. 육즙은 고소하고 반죽은 쫀득하고 돼지고기 소는 반죽에 꽉 차있고. 생강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생강이랑 같이 먹으니 확실히 끝맛도 깔끔해져서 너무 맛있었다.
친구와 얘기를 나누며 소룡포를 다 먹을 때쯤 메인 메뉴인 뉴로멘(牛肉麺)이 도착했다. 뉴로멘은 진한 소고기 육수에 얇고 단단한 면, 소고기가 큼지막하게 5조각 들어있었다. 먹음직스러워 보였는데 기대를 너무 한 건지 기대에는 못 미쳤다. 면은 그럭저럭 무난했고 소고기 육수는 정말 맛있었지만 소고기가 생각보다 질겼다.
그리고 추가로 시즌 한정 추천 메뉴 중에 몽블랑 소룡포(밤 소룡포) 2개를 시켜서 친구랑 하나씩 나눠 먹어보았다. 디저트 소룡포라는 달달한 소룡포라는 것 같았다. 시즌 한정 메뉴 말고도 일반 메뉴에 디저트 소룡포가 몇 개 더 있었는데, 기왕이니까 한정을 시켜보았다.
밤 소룡포는 밤 앙금과 밤 조각이 반죽 안에 꽉 차있었다.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다. 디저트 소룡포라는 게 원래 있는 장르인 걸까? 정말 계속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디저트 소룡포는 처음에 시키면 식사 후에 가져다 드릴까요? 식사랑 같이 가져다 들일까요? 하고 점원이 물어보는데, 원하는 바를 전하면 된다. 우리는 식사랑 같이 가져다 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얘기가 길어져서 늦게 먹었더니 다 식어서 차가운 상태의 밤 소룡포를 먹었다. 식은 건 식은 대로 반죽이 더 쫄깃하게 느껴져서 맛있었지만, 뜨거울 때 먹었으면 어떤 맛일까 궁금하긴 하다.
딘타이펑에 처음 가본 거였는데, 메인 메뉴는 조금 미묘했지만 매장 분위기나 서비스도 포함해서 매우 만족스럽게 식사를 하고 왔다. 다음에는 세트 메뉴 말고 코스나 일반 메뉴로 소룡포만 잔뜩 먹으러 가야겠다. 역시 소룡포 맛집. 다른 맛의 소룡포나 딤섬은 어떨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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