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파는 사람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음식이 생기면 그 음식을 질릴 때까지 먹다가 그 뒤로는 관심이 팍 식는다. 그러므로 최근 먹었던 과자들 중 맛있어서 5번 이상 다시 사 먹었던 일본 과자들 기록하기 포스팅 와아아
등장하는 과자 목록
- 후짱(ふーちゃん)
- 코에다(小枝)
- 홋카이도 인절미 센베이 (北海道きなこ餅)
- BOURBON 리치 랑그롤 (BOURBON贅沢ラングロール)
- 혼다제과의 우니 센베이 (ホンダ製菓のうに餅)
후짱(ふーちゃん)
예전 포스팅에도 한번 등장한 적이 있던 후가시인데 아무래도 저 고구마 후가시는 찾기가 힘들어서 기성품을 찾아 사 먹게 되었다. 후짱이라는 후가시고, 돈키호테 가면 대부분 찾을 수 있다.
겉은 살짝 바삭한데 안에는 파스스하고 입에서 녹기 때문에 공기를 먹는 느낌이다. 엄청 달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아서 앞에 있으면 무한대로 들어가는 과자라 절대 집안에 쟁여두려고 하면 안 된다. 쟁여두려고 했던 과거의 나를 비웃으며 현재의 내가 끊임없이 봉지를 뜯어버려서 사온 그날 곧장 다 위 속으로 들어가 지방으로 환원이 된다. 길가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건 북풍이 아닌 태양이었던 것처럼 은은한 달달함과 공기 같은 가벼움으로 나도 모르게 자제 브레이크를 고장 내는 아주 멋진 탄수화물이다.
코에다(小枝)
2000년대쯤 유명했던 과자였지만 지금은 단종된 오리온의 '미니폴'이라는 과자를 아는 라떼 동지가 있는가. 코에다는 이 미니폴의 축소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미니폴을 먹어 본 지 하도 오래되어서 맛이 사실 기억은 안 나지만, 미니폴은 카테고리가 초콜릿에 가까웠다면 코에다는 초콜릿의 비중이 더 적어서 미니폴보다는 과자 같은 느낌이라는 미묘한 차이는 있다. 그리고 하나의 사이즈도 코에다가 훨씬 작다. 코에다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작은 나뭇가지라는 뜻인데, 딱 그 이름의 느낌을 잘 살린 과자다.
오리지널 버전은 미니폴처럼 일반 밀크초콜릿이지만, 한정상품에 환장하는 일본 답게 코에다도 시즌마다 기간한정상품을 내놓는다. 곧 가을이 오니 이번에는 꿀고구마 브륄레라는 화려한 맛으로 등장했다. 일반 코에다도 추억의 맛으로 종종 사 먹는 편인데, 이번에 나온 고구마 맛이 너무 맛있어서 들어가기 전에 먹어두자는 마음으로 단기간에 꽤 많이 사 먹었다.
이렇게 봉지에 4개씩 소분된 포장인데, 입 심심할 때 하나씩 꺼내 먹기 너무 좋다. 고구마 초콜릿 맛도 진하고 브륄레의 바삭한 설탕 씹는 맛을 과자가 잘 살려줘서 맛있는 듯.
홋카이도 인절미 센베이 (北海道きなこ餅)
나는 한국에 있을 때 참쌀 선과(이미지 왼쪽)를 정말 좋아했다. 겉에 뭍은 마법의 가루가 중독성이 엄청나서 한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었다. 사실 겉에 묻는 가루를 좋아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일본에도 이런 류의 센베이(전병) 과자가 엄청 많은데, 최근에 먹었던 것 중에 단연 최고의 센베이를 꼽자면 바로 이 홋카이도 인절미 센베이다.
한국의 참쌀 선과와 크기는 비슷한데 얇기가 보다 얇다. 그리고 중요한 점 달달한 인절미 가루가 진짜 듬뿍. 엄청 듬뿍 묻어있다. 사실 과자 자체보다는 과자 겉에 묻은 가루를 먹으려고 이런 류의 과자를 먹는 사람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맛있을 순 없는 거다. 더 얇아서 과자 부분은 작은데 가루가 더 많이 묻어있다니, 게다가 너무 좋아하는 인절미 맛이라니 아주 환상적인 과자다. 보일 때마다 2 봉지씩 사 와서 먹었는데 요즘 또 안 보인다. 한정이었니 아니라고 해줘 제발 돌아와.
BOURBON 리치 랑그롤 (BOURBON贅沢ラングロール)
이 과자는 원래 유명해서 옛날부터 어느 마트의 과자코너든 한 자리를 꾸준히 차지하고 있는 과자다. 그런데 조금 옛날과자 느낌이 나서 항상 우선순위에서는 밀려 내 돈으로 사 먹어 본 적은 없지만 어디 행사나 모임 같은 데서 내어주는 다과로 자주 보이는 그런 과자. 무슨 느낌인지 전해졌으려나. 한국에 비슷한 과자류가 있나 떠올려보려고 했지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얼마 전에 한국에 있는 동생한테 연락이 오더니, 이 과자가 맛있다고 추천을 하길래 처음으로 내 돈 주고 사 먹어 보았다. 나도 예전에 어디 모임 가서 먹어본 적은 있지만 맛이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았는데, 이번에 먹어보니까 맛있긴 하더라.
돌돌 말린 과자인데 길이가 손길이 조금 안 되는 꽤 긴 길이이다. 친숙한 맛으로 설명하자면 조금 더 식감이 부드럽고 고급진 버터링 맛이라고 할 수 있다. 버터링에 비하면 버터향이 훨씬 진해서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다.
혼다제과의 우니 센베이 (ホンダ製菓のうに餅)
또베이 이번에는 우니 센베이다. 내 일본 최애 감자칩은 카타아게 포테토(堅あげポテト)라는 엄청 딱딱하게 튀겨진 감자칩일 정도로 잘못하면 입천장 다 까이는 딱딱한 음식을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센베이도 딱딱한 센베이를 좋아하는데, 그중에서 최근에 제일 맛있게 먹었던 게 이 우니 센베이다.
사실 우니 맛이 엄청 진하지는 않고 그냥 은은하게 나는 편인데, 우니를 잘 먹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잘 먹지 못하는 나에게는 아주 적당한 향이라고 느껴졌다. 그냥 은은하게 우니 향이 있으면서 적당히 짭짤하고 과하게 거친 과자의 질감이 아주 맘에 들었다. 우니를 못 먹는 사람에게도 추천할 수 있을 만큼 은은하게 향이 나기 때문에, 진한 우니 맛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비추다.
우니란 뭘까. 그렇게 맛있다고들 해서 나도 오늘에야 말로 우니의 맛을 제대로 느끼겠다는 결심을 하며 해산동집이나 스시집에 가 오기로 꼭 우니가 들어가는 메뉴를 시키지만 한입 먹고 옆사람 주는 그런 식재료... 나에게 이런 종류의 음식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와인이다. 하지만 우니와 와인의 맛있음을 느끼기 위한 나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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