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아사쿠사(浅草)를 다녀왔다. 일본 여행 오는 사람들은 거의 필수로 가는 코스지만 정작 일본에 사는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던 그곳... 과연 그 명성답게 사람이 빽빽하게 들어찬 아사쿠사에는 그중 절반이 외국인인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아사쿠사는 일본의 절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겠지만, 절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기 때문에 절 앞에 센소우지 오모테산도 상점가(나카미세도오리)와 그 주변으로 구축되어 있는 상점가에서 먹거리만을 알차게 즐기다 왔다.
그리고 이번에 알았는데 아사쿠사에서 가장 큰 사찰인 아사쿠사절(浅草寺)의 이름은 「아카쿠사테라」고 읽지 않고 「센소우지(せんそうじ)」라고 읽더라. 음 일본어 고유명사는 음훈독 어느 쪽으로 읽어야 하는지 여전히 너무 어렵다.
아무튼 이 포스팅에는 이번에 아사쿠사 상점가에서 먹고 온 길거리 음식들을 기록해 보겠다. 아사쿠사는 워낙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라 유명한 메뉴들, 먹고 싶었던 메뉴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 제일 먹어보고 싶었던 걸로만 골라서 먹어보았다.
등장하는 먹거리
- 아사쿠사 소라츠키(あさくさそらつき) : 딸기 당고(いちご団子)
- 아사쿠사 멘치(浅草メンチ) : 아사쿠사 멘치카츠(浅草メンチカツ)
- 아사쿠사 크레이프 츠츠무(浅草クレープ つつむ。) : 피스타치오 프랑보와즈 빙수(ピスタチオフランボワーズかき氷)
- 차차공방후타츠메(茶々工房ふたつめ): 말차 몽블랑(生搾り和栗抹茶モンブラン)
기왕 아사쿠사에 방문했으니 아사쿠사하면 딱 떠오르는 곳인 나카미세도오리 입구 사진을 찍어보았다. 밑부분을 자른 이유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기 때문. 절대 생각한 대로 사진을 찍을 수 없었고 사람에 치이면서 대충 한 장만 건져왔다. 정말 혼돈 그 자체인 곳인데 기모노 체험을 할 수 있는 가게가 있어서 기모노 입은 사람도 많고, 내가 갔을 때는 한복 입으신 분들과 옛날 중국 전통의상 같은 걸 입으신 분들도 계셨다. 와우~ 몇 백 년 전 우리 조상들의 외교 현장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놉) 혼돈의 입구를 뒤로하고 얼른 먹으러 가보자고
아사쿠사 소라츠키(あさくさそらつき) : 딸기 당고(いちご団子)
제일 먼저 먹은 건 딸기 당고(이치고당고). 메인 통로에서 한 골목 옆으로 빠진 곳에 위치한 가게이다. 먹을 수 있는 곳은 따로 없고 구매 후 가게 앞에서 대충 서서 먹으면 된다. 아사쿠사 상점가에는 구매한 상품은 구매한 가게 앞에서만 먹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 듯.
당고의 맛 자체는 특별한 건 없고 그냥 무난하게 맛있는 떡이지만 비주얼이 심하게 귀여워서 유명한 디저트다. 위에 올라가는 앙금 토핑이 고구마, 말차, 팥, 딸기등 다양하다. 저마다 색이 달라서 깜찍한 비주얼이 나온다. 사실 이치고 당고라고는 하지만 딸기는 거의 장식인 느낌. 내가 먹는 건 고구마 딸기 당고(왼쪽)와 4색 딸기 당고(오른쪽)이다.
아사쿠사 멘치(浅草メンチ) : 아사쿠사 멘치카츠(浅草メンチカツ)
그다음으로는 아사쿠사 오면 꼭 먹어야 한다는 아사쿠사 멘치 카츠를 먹었다. 사실 지나가는 길에 맛있어 보여서 사 먹었는데,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멘치카츠였다. 멘치카츠를 자주 먹는 편이 아니라 다른 멘치카츠들에 비해 어떤 식으로 특별하게 맛있는지 설명할 수는 없지만 사실 바로 만든 멘치카츠는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구매하는 사람이 많지만 바로바로 빠지기 때문에 대기도 거의 없이 갓 나온 뜨끈뜨끈한 멘치카츠를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다. 튀김 부분은 엄청 바삭바삭하고 안에 고기와 육즙이 꽉 차있는데 느끼하지 않고 맛있다.
아사쿠사 크레이프 츠츠무(浅草クレープ つつむ。) : 피스타치오 프랑보와즈 빙수(ピスタチオフランボワーズかき氷)
메인 상점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한 작은 가게인데, 주력메뉴는 빙수다. 여기는 사실 크레이프를 먹고 싶어서 찾아간 가게지만 지금은 크레이프를 팔고 있지 않았다. (가게 이름에 크레이프라고 쓰여있잖아!) 앞으로 계속 안 파는 건지 우리가 갈 때만 잠깐 중지를 한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아쉬운 대로 빙수를 먹어보았다. 그런데 의외의 맛집 발견. 꼭... 가주면 돼...
빙수 메뉴는 5~6개쯤 있었는데, 우리는 피스타치오 프랑보와즈 빙수(ピスタチオフランボワーズかき氷)를 먹었다. 얼음은 우유얼음인 거 같고 사진처럼 얼음 위로 크림과 토핑 같은 게 올라가는데 맛마다 올라가는 크림+토핑이 달라진다. 메뉴는 정기적으로 바뀌는 듯하다.
빙수 사이즈가 생각보다 큰데 다른 사람들은 1인 1빙수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와 뭐지? 일본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먹는다고? 했지만, 먹어보고 사람들이 1인 1빙수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너무 가볍고 그냥 입에서 싹 사라진다. 갈린 얼음이 그냥 많아 보이는 거였다. 우리는 3명이서 하나 먹었는데 1분에 클리어한 듯. 여기서는 1인 1빙수를 하자.
차차공방 후타츠메(茶々工房ふたつめ): 말차 몽블랑(生搾り和栗抹茶モンブラン)
마지막으로 내가 아사쿠사에서 제일 먹고 싶었던 말차 몽블랑을 먹으러 갔다. 차차공방 후타츠메(茶々工房ふたつめ)라는 곳이고, 말차 몽블랑 단일 메뉴를 판매한다. 가게 안쪽에는 따로 먹을 공간이 없고 테이크아웃 전문이다. 가게 앞에 벤치가 하나 있기 때문에 거기서 먹으려면 먹을 수는 있다.
몽블랑은 컵이랑 콘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나는 컵으로 먹었다. 재료를 넣은 컵에다가 말차 밤크림을 눈앞에서 즉석 해서 뽑아 올려주는데, 영상이나 사진 찍을 수 있다고 찍을 거면 준비하고 기다리라고 말씀해 주신다. 대 SNS시대에 발맞춰 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그런지 SNS에서 아사쿠사하면 꼭 언급되는 유명한 가게 중 하나이다.
가격이 1400엔이라 상당히 비싸지만, 재밌기도 하고 맛도 괜찮고 한 번쯤 먹어볼 만한 것 같다.
가게 이름이 차차공방 후타츠메(=두 번째)라서 그럼 히토츠메(=첫 번째)도 있남? 하고 알아봤는데, 그냥 2호점이라서 후타츠메라고 하는 것 같더라 1호점은 따로 히토츠메라고 부르지는 않는 듯했다. 그렇군 그렇군.
아사쿠사를 돌아다닐 동안에 계속 비가 오다 말다 했는데 돌아갈 때쯤에 무지개가 떠있는 걸 발견했다. 아주 맛있고 멋있는 하루였다. 나름 알차게 먹었지만 먹거리 천국인 만큼 아직도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아사쿠사를 다음에 또 언제 갈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가게 된다면 또 열심히 먹고 와서 기록을 남겨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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