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도쿄 미나토구 니시신바시에 위치해 있는 FIRST CABIN 愛宕山점을 기준으로 작성됨
연말연시 연휴 프로젝트 3년 만에 한국 가기. 내가 예매한 한국행 비행기가 이른 시간이고 그 전날 늦은 시간까지 오다이바에 볼 일이 있었기 때문에, 오다이바에서 나리타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도쿄 미나토구 근처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일찍 나리타로 가기로 했다. 그래서 대충 씻고 잠깐 눈만 붙이고 나올 수 있는 숙소를 알아보다가 신바시역 근처에 퍼스트 캐빈이 있길래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신바시역으로 부터 15분 정도 걸리고, 생각보다 골목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보다시피 건물이 눈에 확 띄기 때문에 찾는 데는 어려움은 없었다. 신바시역에서부터 같은 방향으로 걸어온 분이 계셨는데, 그분 목적지도 퍼스트 캐빈이었다. 내가 들어간 시간이 22시 정도였는데, 입구로 드나드는 사람도 꽤 많았고, 체크인을 하고 있던 사람도 2~3명 정도. 묵는 사람이 상당히 많은 듯했다. 특이하게 1층에 바로 프런트가 있는 게 아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올라가야 프런트가 있었다.
체크인할 때 외국인이어서 그런지 여권을 보여달라고 하던데, 여권이 가방 깊숙이 있어서 그냥 다른 신분증으로는 안되냐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셔서 일본 운전면허증을 제시했다. 프런트 한쪽에 어메니티가 비치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가 필요한 어메니티를 가져가면 된다. (칫솔치약, 클렌징폼, 스킨, 로션, 면도기, 면봉, 화장솜, 바디타월, 귀마개, 일회용 이어폰 등 필요한 건 웬만하면 다 있음) 그리고 무슨 이벤트 중이라고 프런트 옆에 있는 가챠가챠를 돌릴 수 있는 동전을 하나 주셨다. 짐 풀고 내려와서 가챠를 돌렸더니 사탕이 나와서 맛있게 먹었다.
프런트 옆에는 공용 공간으로 작업 스페이스, 카페 겸 바가 있는데, 여기서 아침에 조식이나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것 같았다. 자판기도 있으므로 필요하면 사용할 수 있다. 사실 이 공간을 이용을 하지는 않아서 어떤 시스템인지는 자세히 모르겠다.
플로어는 여자, 남자 플로어가 나누어져 있고, 체크인할 때 받는 카드키를 찍어야지만 플로어에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열리도록 되어있다. 위 사진을 기준으로 왼쪽 벽면이 퍼스트 클래스 캡슐, 오른쪽 벽면이 비즈니스 클래스 캡슐인데, 나는 비즈니스 클래스 캡슐을 이용했다. (퍼스트 클래스 캡슐은 침대만 있는 게 아니라 침대 옆으로 테이블과 발 디딜 바닥이 있는 것 같았다.) 보통 캡슐 호텔들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한 벽면에 두 층으로 캡슐을 나누어 최대한 사람을 많이 집어넣던데, 퍼스트 캐빈은 그런 거 없이 한 벽면에 한 층으로만 캡슐이 나열되어 있어서 내부 공간이 그만큼 넓고 천장이 높아서 답답함이 덜 했다. 위아래뿐만이 아니라 양옆으로도 공간이 확실히 넓었다.
캡슐 내부에는 침대, 옷걸이 3개(검은 봉투에 관내복과 바디 타월, 페이스 타월이 들어있음), 모니터, 귀중품 보관함이 있고, 벽에는 콘센트, 이어폰 잭(모니터 용인 듯), 조명 스위치, 조명 컨트롤러(밝기 조절)가 달려 있다. 그나저나 귀중품 보관함은 가로로 길고 위아래로 깊어서 뭔가 넣고 보관하기에는 좀 비효율적이지 않나? 하고 느꼈다. 뭘 넣으라는 건지... 혹시 샐러리맨들이 이용할 때 서류가방 같은 거 넣으라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납득이다 딱 서류가방이 들어가게 생겼다.
씻고 자는 6시간 밖에 머물지 않았음에도 느꼈던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샤워실이 적다는 점. 대욕탕이 있긴 하지만... 일본인은 매일 목욕을 하는 문화라는 걸 알지만... 나같이 목욕보다는 샤워를 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 수 있잖아? 잠만 자고 가는 캡슐호텔인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샤워실이 딱 1개밖에 없어서 매우 매우 불편했다. 내가 씻고 싶었던 타이밍에 다른 사람이 사용 중이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다른 캡슐호텔들은 샤워실이 적어도 3개는 있던데, 1개는 좀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다른 캡슐 호텔에 없는 대욕탕이 있다고 해도!!
점포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지만 씻는 거 자는 거 말고는 다 돈이기 때문에 위에 가격표를 참고하여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캡슐호텔에서 방음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스킵하고, 샤워실 개수 말고는 다 만족할 만한 숙소였다. 캡슐 내부도 깔끔하고, 화장실과 욕실도 깨끗하고, 어메니티도 충실하고, 잠만 자는 가성비 숙소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딱 좋은 숙소가 아닌가 싶다. 나는 4천 엔에 1박을 했는데, 이 돈 낼 바에는 그냥 비즈니스호텔 가고 말지 할 수도 있지만 연말연시 연휴 시작하는 타이밍에 4천엔 언저리의 비즈니스호텔? 절대 못 찾는다. 개인적으로는 유명한 이유를 알겠다 싶을 정도로 괜찮은 곳이라고 느껴서 4천 엔으로도 만족이다.
일본 여행(관동 지방) 관련 다른 포스팅
일본 숙소 관련 다른 포스팅
'일본 > 여행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여행] 도쿄 / teamLab Planets TOKYO DMM (チームラボプラネッツ TOKYO DMM) 체험형 디지털 아트 전시회 (0) | 2023.05.06 |
---|---|
[일본 여행] 일본의 3대 정원(日本三大庭園, 日本三名園) : 가이라쿠엔(偕楽園), 겐로쿠엔(兼六園), 고라쿠엔(後楽園) (0) | 2023.03.26 |
[일본 여행] 전철 이용 팁 / 도쿄 근교 주요 관광지역 및 공항 간 이동 시간 지도 / 모바일Suica (0) | 2022.12.24 |
[일본 여행] 도쿄 근교 요코하마 공원 관광 / 항구가 보이는 언덕 공원, 아메리카산 공원, 모토마치 공원, 프랑스 산 (0) | 2022.11.26 |
[일본 여행] 도쿄 근교 요코하마 관광지 / 모토마치 (元町) 쇼핑 거리 (0) | 2022.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