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서울대 입구에서 친구를 만날 예정이었는데 약속시간까지 시간이 좀 떴다. 원래는 혼자 서울 구경 좀 하면서 싸돌아다니려고 했는데 이날 날씨가 너무 춥기도 하고 목상태가 좋지 않아서 얌전히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샤로수길에서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를 찾아봤는데 온고지신이라는 카페가 가장 괜찮아 보여서 방문했다.
밖에서 온고지신이 위치한 건물을 보면 다른 가게의 면적이 더 커서 여기가 맞나 싶은데, 계단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 작게 온고지신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1층에는 주문을 받는 카운터와 선물용 패키지를 전시해 놓는 진열대, 거울 정도가 배치되어 있다. 들어갔을 때 사람은 없었고 카운터에 '곧 직원이 나와 응대를 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직원은 주로 2층에 상주해 있다가 1층에 손님이 오면 내려와서 주문을 받는 방식인 듯했다.
조금 기다리면 직원이 2층에서 내려와 주문을 받는다. 메뉴는 종류가 상당히 간소했는데 다 오리지널 메뉴인지 처음 보는 드링크/푸드 메뉴들이라서 전부 먹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 정도 대식가는 아니기 때문에 가장 맛이 궁금한 온고 on.2와 온고빵만 주문해 보았다. 가게 안쪽에 계단 쪽으로 통하는 문이 하나 더 있는데, 주문을 한 후에 그쪽을 통해서 2층으로 이동하면 된다.
2층 홀에 들어가는 입구이다. 처음 이 문을 마주했을 때 뭔가 여닫이 문같이 생겼는데 전혀 열고 닫을 수 있는 구조같이 생기지 않아서 ???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미닫이 문이니까 옆으로 밀어서 열면 된다.
밖에서 봤듯이 2층 홀은 큰 동그란 창이 나있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다. 연말에 갔더니 창이 크리스마스 리스처럼 꾸며 놓아져 있었다. 여기 가운데에 앉아서 찍는 게 분위기 있게 나와서 포토스팟으로 유명한가 보던데 혼자 간 거라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그냥 창만 찍었다.
홀은 전체적으로 한옥을 모티브로 인테리어를 한 듯했다. 그런데 그 인테리어들이 노출 콘크리트와 잘 어우러져서 세련된 느낌도 났다. 테이블은 시골집에 가면 볼 수 있는 거친 나무판자, 의자는 대자리였다. 어디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카페 가구나 소품들이 아니라 신선했다. 테이블은 한 7개 정도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평일 오후에 방문했고 로테이션은 몇 번 있었지만 머무는 손님은 평균 3~4팀 정도로 한적한 편이었다. 차를 마시면서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는 손님들이 대부분.
내가 주문한 온고빵과 온고 no.2이다. 온고 no.2는 '페페먼트와 은은한 진저의 향으로 편안함을 주는 차'라는 설명이 있었는데, 정말 설명 그대로의 차였다. 나쁘지 않았음. 온고빵은 밑에 있는 초코크런치와 같이 먹으라고 직원분이 안내해 주셨다. 초코크런치 과자 위에 돌 같은 빵을 올려놓은 생김새가 꼭 옛날 집 마당이나 정원 같은 곳에 정성스럽게 배치해 놓은 예쁜 장식용 돌 같았다.
옥수수, 흑임자, 쑥 빵이라는 설명은 있었지만 먹기 전까지는 무슨 식감과 맛일지 상상도 안 갔는데, 단단하게 쫀득한 깨찰빵 같은 빵 반죽 안에 달달한 옥수수, 흑인자, 쑥 크림이 가득 들어있는 음식이었다. 개인적으로 깨찰빵을 좋아하기도 하고 안에 크림도 적당히 달달한 게 정말 맛있게 먹었다. 직원분이 말씀하신 대로 초코크런치와 같이 먹으면 더 달고 식감도 바삭바삭하게 먹을 수 있다.
물론 평점을 보고 괜찮을만한 곳을 방문한 거긴 하지만, 분위기도 음식도 생각보다 더 좋아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매우 좋았던 점은 화장실이 홀 안쪽에 위치해 있고 넓고 깨끗한 편이었다는 점. 음... 샤로수길 최고의 카페. (여기밖에 안 가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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