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요리를 전혀 해 먹지 않는데 매달 가스비 기본요금은 나가고 있다. 이제 슬슬 죄책감이 든다. 가스계약을 해지하든가 요리를 해 먹든가 둘 중 하나는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요리를 해 먹어 보기로 했다. 귀찮은 건 딱 질색이라 설거지 거리가 적게 나오고 손이 많이 안 가는 요리로 시작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간단해 보이는 레시피를 찾아내 내 맘대로 어레인지 한 소고기야채볶음 레시피를 기록해 보겠다. (요리 못하는 사람특 : 레시피 안 보고 자기 맘대로 함)
재료
- 배추 1/16 개
- 양파 1/2 개
- 청경채 1/2 개
- 대파 1/2 개
- 팽이버섯 1/2 봉지
- 숙주 1/2 봉지
- 얇게 썰린 소갈빗살 150g 정도
- 굴소스
- 옵션: 불닭소스
야채 손질은 엄청나게 귀찮다. 아마 요리할 때 가장 귀찮은 부분이 야채손질 일거다. 게다가 음식물 쓰레기도 많이 나온다. 그러니까 재료는 한꺼번에 왕창사서 왕창 손질을 해놓고 이렇게 소분해서 냉동보관을 한다. 그럼 다음에 사용할 때 손질할 필요 없이 봉지째로 팬에 때려 넣으면 된다. 숙주 같은 유통기한이 짧고 손질되어 있는 채 파는 야채들은 따로 냉동 보관을 해놓지 않고 바로바로 사 오면 된다.
마트에서 야채를 파는 단위가 내 식사량을 결정한다. 집 근처 마트에서 배추는 1/4쪽, 청경채는 2 다발, 양파는 3개, 대파는 2개, 소고기는 저렴한 대용량(600~700그람) 이런 식으로 판매를 하는데, 이걸 대충 4번 해 먹을걸 생각해서 소분을 하다 보니 나온 재료 양이다. 그러니까 위에 쓰여있는 야채 재료는 사정껏, 취향껏 종류와 양을 조절하면 된다.
이걸 오래 익혀야 하는 것부터 차례대로 프라이팬에 부어주면 된다.
- 소고기를 넣어서 익힌다. (웬만하면 해동하는 걸 추천, 야채는 안 해도 됨)
- 소고기의 붉은 끼가 사라진다 싶으면 팽이버섯을 투하한다.
- 버섯이 노릇노릇 구워진 냄새가 올라오면 모든 야채(대파, 청경채, 양파, 배추, 숙주)를 때려 넣는다.
- 간을 굴소스로만 할 거면 한 바퀴 돌리고, 매콤하게 불닭소스를 넣을 거라면 굴소스와 불닭소스로 11을 그려준다.
- 프라이팬 뚜껑을 닫고 야채들이 대충 녹을 때까지 기다린다.
- 야채들이 따땃해지면 잘 섞어주고 다시 기다린다.
- 상태보고 모든 재료가 흐물흐물해지면 완성
국물이 꽤 자작해서 이걸 볶음이라고 불러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젓가락으로 몇 번 휘적인 것도 볶는 행위라고 할 수 있으니 이 요리를 소고기 야채볶음이라고 이름 붙였다. 아무리 나 혼자 먹는 거고 설거지가 귀찮다 해도 사람답게 먹어야 정신건강에 좋을 테니 꼭 그릇에 예쁘게 옮겨 담아 먹는다.
비록 내가 하는 건 재료 투하하기와 휘젓기, 기다리기 밖에 없지만 놀랍게도 비주얼도 나름 괜찮고 맛도 있는 요리가 만들어진다. 30분이 안 걸려서 재택근무하며 점심시간에 뚝딱 만들어 먹기 딱이다. 마법의 소스 굴소스와 함께라면 요리 알못도 그럴싸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내 블로그에도 드디어 불을 쓰는 요리가 등장하다니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 꾸준히 요리를 해 먹고 기록도 착실히 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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