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부터 입국 규제가 완전히 풀려서 백신 패스나 PCR 검사 확인 없이도 일본과 한국을 오갈 수 있게 되었다. 마침 얼마 전에 한국에 다녀와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입국 규제 완화 때와 비교해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입국은 최소한의 검역 확인 절차가 있었고, 일본입국은 그런 절차가 전혀 없었다. 사실상 양국 다 사전에 미리 준비해야 할 건 없었으므로 코로나 이전과 완전히 같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최소한의 검역 확인 절차는 큐코드를 말하는 것이다. 스스로 답을 입력하는 건강상태 확인표. 하지만 굳이 웹으로 입력을 하지 않아도 비행기 내에서 승무원 분들이 노란색 건강상태 체크 종이를 나눠 주시는데, 그걸 작성하면 된다. 그 종이가 큐코드로 발급받은 큐알코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 큐알 코드를 발급받은 사람과 노란색 종이를 입력한 사람은 두 갈래로 나눠져서 검역 에리어를 지나가게 된다. 둘 다 그냥 제출하고 지나가는 거기 때문에, 어느 쪽을 택하든 검역에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는다. 편한 수단을 선택하면 된다. (큐알코드가 확실히 인원이 적긴 하다)
제일 중요한 결론은 말했으므로, 여기서부터는 특별한 이벤트가 많았던 이번 비행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에피소드 중심으로 기록해 보겠다.
한국 > 일본 비행 : 비상구석 배정
한국에서 일본을 가는 비행기는 에어서울을 타게 되었는데, 난생처음으로 비상구석을 배정받아보았다. 티켓팅할 때 어떤 아랍계 외국분이 티켓팅을 해주셨는데, 그분이 비상구석 괜찮으시냐고 물어보시길래 어디든 괜찮으니 아무 데나 주세욯ㅎ 했더니 비상구석으로 배정을 해주셨다. 사실 이때까지 비상구석이 다른 좌석에 비해서 뭐가 다른지 잘 몰랐는데, 보딩패스를 주시면서 이런 안내문도 같이 주시더라.
허헣 신기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비행기 비상구석을 검색해 봤는데, 일반적으로 손님들이 선택할 수 없는 좌석이고, 티켓팅 시에 승무원들이 임의로 배정을 해주는 좌석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좌석들과 다르게 앞 좌석과의 거리가 넓다 보니 다리를 쫙 펴고 비행을 할 수 있는 좋은 자리라고... 하지만 비상시에 승무원들의 지시에 따라 승객들의 탈출을 도와야 하는 책임 막중한 자리였다.
비행기를 타서 확인해 보니 확실히 답답하지 않고 굉장히 쾌적했다.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것 만으로 이렇게 편하다니. 내 옆자리에 다른 비상구석 손님이 다 탑승하자 승무원분이 오셔서 안전 수칙이 적힌 팸플릿을 보여주면서 비상시에는 지시대로 해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승무원 분은 한국인이셨고 한국말로 엄청 빠르게 말씀하셔서 뭔 말인지 이해하는데 러그가 걸렸는데, 내 옆자리 분들은 일본인이셨다. 하지만 이제 굉장히 한국어를 잘하시는... 비상구 좌석은 최소한 출발/도착지 언어를 모두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배정한다고 인터넷에 쓰여있던데, 진짜 구나 싶었다. 나는 한국 국적자에, 티켓팅할 때는 일본어로 해서 둘 다 할 수 있는 걸 아신 듯하다.
다행히 비행 중 비상구를 쓸 일은 일어나지 않아서 생각지 못하게 편안한 비행만 한 사람이 되었다. 살다 보니 이런 일이 있다.
한국 > 일본 비행 : 보딩 패스 손상
한국에서 일본에 올 때는 ZIP AIR을 이용했는데 또 에피소드가 하나 생겼다. 바로 탑승 전에 보딩패스를 찢어먹은 것이다. 얼마 전에 포스팅한 라이엇 아케이드에서 보딩패스에 스탬프를 찍다가ㅋㅋㅋ; 보딩패스를 인식하는 바코드 부분을 시원하게 찢어먹었다. 그 뒤로 시무룩 해져서 스탬프 찍는 건 그만둬서 그 포스팅에 스탬프 얘기는 스치듯 기록해 놨다. 그리고 찢어 먹은 보딩 패스 사진도 안 찍어 놨다.
뭐... 출국수속까지 했는데 타기 전에 승무원 분들께 말하면 어떻게든 해결은 되겠지 싶어서, 비행기 못 타는 거 아니야?!! 하는 걱정은 솔직히 없었다. 하지만 내 부주의로 예상밖의 좋지 않은 이벤트가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 혼자서 조금 화딱지를 내다가 어쩌겠어하고 금방 이너피스를 찾고 면세점을 돌아다니다가 계획보다 조금 더 일찍 탑승구로 향했다.
탑승구 앞에서 탑승준비를 하고 계시는 승문원 분들께 이거 찢어졌는데, 인식 안 되겠죠 ㅠ 재발급해주실 수 있나요? 하고 여쭤봤더니 위탁 수하물 없으시죠? 하고 물어오셨다. 그래서 없다고 했더니 금방 재발급을 해주셨다. 위탁 수하물이 있었다면 좀 더 귀찮아졌던 걸까? 짐을 바리바리 싸다디는 걸 싫어해서 정말 다행인 순간이었다.
ZIP AIR는 세 번째인가 이용해 보는 항공사인데, 참 괜찮은 저가 항공사 같다. 다른 저가항공사와 다르게 와이파이도 제공하고, 폰 충전도 할 수 있고, 핸드폰으로 항공사가 준비한 영화도 볼 수 있다. 비록 와이파이는 굉장히 느려서 쓰는데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하기에 없는 샘 치는 게 정신건강에 좋긴 하지만, 영화는 재밌어 보이는 게 많았다. 해리포터 신비한 동물사전이나 톰과 제리 영화판 같은, 하지만 다 일본어 더빙판이다. 한국어 자막은 없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톰과 제리를 보면서 왔다. 재밌더라 추천.
이거 말고도 이마 빡빡 친 일이 몇 개 더 있었지만 기록은 접어두겠다. 어찌 됐든 이번 여정은 재밌는 일이 많았어서 기억에 오랫동안 남지 싶다. 이제 입국 규제도 없어졌으니 자유롭게 한국을 갈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아직 코로나 전으로 돌아오지 않은 비행기 값이 문제긴 하지만 앞으로는 가족들을 좀 더 자주 보러 한국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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