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에 재료를 때려 넣고 취사를 누른 후 방치하는 요리가 있다길래 나도 한번 도전해 보았다. 일본은 다기능 밥솥이라고 밥을 짓는 것뿐 아니라 조리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밥솥이 매우 일반적이다. 빵이나 팬케이크, 찜요리 등을 밥솥으로 할 수 있다. 나도 밥솥을 살 때 빵이나 저온조리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밥솥을 구매했다. 이걸 사면 내가 다양한 요리를 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밥 한 횟수는 손에 꼽고 조리기능은 한 번도 써보지 않았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무슨 영상을 보고 만들어봐야지 했는데, 거기서 뭘 만들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그대로 따라 하지는 않았고 대충 밥솥에 넣고 방치하면 익어서 나오는 재료들만 몇 개 기억해 뒀다. 그게 토마토랑 양파, 닭고기 같은 것들... 그래서 나는 대충 생각나는 재료들을 넣고 카레 스파게티를 만들어 보았다. 재료는 이하와 같다.
- 토마토 1개
- 양파 1개
- 닭가슴살 1덩어리
- 파스타면 1묶음: 빨리 익지 않는 면종류로 사는 걸 추천
- 카레 2조각 (버몬드 카레 같은 고체카레 사용)
파스타는 길어서 밥솥에 안 들어가길래 반으로 쪼개서 가장 밑에 깔아 주었다(물을 먹어야 하기 때문). 토마토는 씻어서 꼭지를 딴 후 딱딱한 부분만 제거해 주고, 양파는 1개를 8개로 나눠서 넣어주고 닭고기도 한입크기로 썰어서 넣어주었다. 내가 본 영상에서는 양파도 고기도 그냥 통째로 넣던데 그렇게도 해봤더니 나중에 으깨주는 것도 일이라 나는 그냥 잘라서 넣는 게 더 편했다. 카레 조각은 그대로 투하. 마지막에 물을 넣었는데, 솔직히 물을 얼마나 넣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그냥 감으로 토마토랑 양파에서 물이 나올걸 고려해서 재료 2/3 정도만 잠기게 넣었다.
요리 못하는 사람특 레시피 절대 안봄. 하지만 내 요리 역사를 보면 모로 가도 결국은 그럭저럭 먹을만한 게 완성이 된다. 신기하다 이게 재능인가?
이제 취사를 하면 된다. 조리기능이 있긴 한데 쓰는 방법을 찾아보는 게 귀찮아서 그냥 일반 취사기능으로 두고 방치를 했다. 내가 전에 해 먹은 게 현미밥이라서 그 모드 그대로 취사를 했더니 한 시간 정도 걸렸는데, 솔직히 그 정도는 안기다려도 될 거다. 30~40분이면 되지 않을까(예상) 아무튼 취사가 끝나고 열어서 뒤적거려 주었다. 토마토와 양파를 으깨면서 잘 풀어지지 않은 카레조각을 다른 재료와 섞어주면 된다. 면이 굉장히 불어있기 때문에 조각조각 나지 않게 조심하면 더 좋다.
다 섞은 비주얼이 맛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착각이다. 맛있다. 물양도 아주 적당했는지 내가 원했던 농도가 딱 맞춰졌다. 요리 천재가 분명하다.
이렇게 한 번 해두면 내 기준 두 끼 정도 먹을 분량이 나온다. 가장 만만한 조합인 카레+스파게티를 주로 해 먹었지만 쌀을 넣으면 카레라이스가 되는 것이고 카레 조각이 아닌 고체 크림 스튜조각과 감자, 브로콜리, 당근 등 다른 야채를 넣으면 크림스튜가 뚝딱 만들어지겠다 싶었다. 성공적으로 밥솥요리를 해본 경험이 생겼으니 이제부터는 조리 기능을 잘 활용해 보자고 다짐해 본다.
간단 레시피 관련 포스팅
'이것저것 > 얼레벌레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함) 그릭요거트 요리 기록 4 / 블루베리 초코 요거트 바크, 그릭요거트 아이스크림 (0) | 2023.10.15 |
---|---|
일본 식재료로 만드는 해독 스프 : 마녀스프 레시피 & 후기 (4) | 2023.09.24 |
초간단 오이절임 만드는 방법 (3) | 2023.09.07 |
그릭요거트 요리 기록3 / 그리스의 쌈장 차지키 소스 (오이 그릭요거트) 레시피, 후기 (1) | 2023.08.27 |
15분 컷 간단 요리 / 요즘 SNS에서 화제인 라이스페이퍼 파전에 도전 (0) | 2023.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