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하우스 커피&바베큐(HILL HOUSE, 네이버지도)라는 바베큐 맛집에 다녀왔다. 맛집이란 건 적당히 먹을만한 음식을 내놓는 가게를 칭하는 게 아니라 이런 걸 맛집이라고 하는구나 하고 제대로 느끼게 해 준 곳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맛집이라는 단어를 너무 남용했다.
지도로 위치를 보면 알겠지만 닉값 제대로 하는 가게다. 언덕... 이라기보단 산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서 차가 없으면 애초에 가기가 힘들다. 심지어 올라가는 길에 비포장 구간도 있고 오르막도 심해서 차도 힘들어한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가는 길이 험난하다는 게 이곳의 유일한 단점이지만 대신 그만큼 가게 분위기가 끝내준다.
산 깊숙이 위치한 산장 같다. 코난이 오면 범죄가 일어나고 고립될 거 같은 그런 느낌의 제대로 된 산장. 하지만 관리가 잘되어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자리는 꽤 많은데, 아무래도 바베큐를 주로 하는 곳이기 때문에 조리에 시간이 필요해서 자리와 상관없이 예약이 디폴트인 듯했다. 우리도 예약을 하고 방문을 했다. 주말에는 정기적으로 밴드 라이브 세션도 진행한다고 한다. 낭만 점수 100점.
단품 메뉴도 있지만 우리는 3명이서 패밀리 세트로 예약을 했다. 그런데 양이 겁나 많아서 결국 다 못 먹고 남은 건 포장을 했다. 패밀리 세트는 4인 기준 인듯하다. 패밀리 세트 구성은 이하와 같다.
- 소 플레터
- 브리스킷(200g) + 비프립(뼈 없이 250g+) + 풀드포크(100g)
- 싸이드 4인분[샐러드, 코울슬로, 해쉬브라운, 번(12조각)
- 통삼겹(100g)
- 베이비백립(5-6대)
- 음료 3잔 선택
- 에이드-오렌지/레몬/자몽/블루레몬
- 쉐이크-딸기/바나나/블루베리/망고/딸기바나나
- (음료 1잔은 탄산음료 2잔으로 변경가능)
패밀리 세트의 음료 제외 전체샷이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확신의 맛있음이 느껴지는 이 식탁 위의 광경. 지금 당장 기립박수 3번 짝짝짝. 착석.
메인 플레이트에 들어있는 고기가 브리스킷, 풀드포크, 통삼겹이다. 풀드포크는 입에서 살살 녹고, 브리스킷과 통삼겹도 정말 부드럽고 불맛이 제대로다. 그리고 고기가 끊임없이 입에 들어가게 해주는 사이드 메뉴도 어느 하나 빠짐없이 맛있다.
바베큐를 먹으러 온 손님들의 뼈를 뜯고 싶은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베이비백립. 맛은 말해 뭐 해 맛있고 말지.
마지막으로 이게 비프립이고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게 먹은 메뉴다. 거짓말 안 하고 입에서 녹아 없어진다. 이게 마시멜로가 아니고 고기일 수 있는 거냐고 어떻게. 나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소의 맛을 모르고 있었구나. 옆에 있는 양파 졸임(?)도 끝내줬다.
아니 그리고 바베큐집이니까 바베큐 맛있는 건 알겠는데 음료까지 왜 이렇게 평균 이상을 하는지 모르겠다. 블루베리 쉐이크가 내가 먹어본 어떤 블루베리 음식 중에서도 가장 맛있었고, 일행이 시켜서 한입 얻어먹는 핸드드립 커피도 정말 맛있었다. 지금 글 쓰면서 맛있다는 말을 너무 많이 써서 게슈탈트 붕괴가 살짝 오는데, 아무튼 내가 저번에 포스팅한 사자커피 이후로 처음 만나는 진짜 맛있는 커피였다.
정말 행복한 식사시간이었고, 언제 다시 먹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르고 어쩌면 앞으로 다시는 못 먹을 수도 있겠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맛을 보여줘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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