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오뎅이라고 하면 꼬치에 끼워 먹는 어묵을 떠올리겠지만, 일본에서의 오뎅은 하나의 요리로 여러 가지의 재료를 따뜻한 다시 국물에 넣어서 먹는 나베 요리의 한 종류다. 재료로는 주로 무, 곤약, 치쿠와, 달걀, 두부, 유부주머니 등이 메이저로 꼽힌다. 나베요리답게 겨울 철에 많이 먹기 때문에 날씨가 쌀쌀해지면 편의점이 하나둘씩 오뎅 판매를 개시한다.
한 일주일 전부터 계속 오뎅이 먹고 싶었는데, 나갈 일도 없고 일부러 사 먹으러 나갈 정도까지는 아니어서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틀 전에 드디어 올해 첫 편의점 오뎅을 사 먹었다! 날이 추워져 몸이 굼떠지는 느낌이 싫어서 겨울을 안 좋아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이 기다려지는 거의 유일한 이유가 편의점 오뎅이다. 대역병 전에는 겨울철이 되면 귀가하면서 편의점에 들러서 오뎅을 사서 집에서 먹는 순간이 하루 중 제일 행복했다. 그런데 이제 대역병이 돌면서 위생 상 오뎅을 취급하는 점포가 현저히 줄기도 했고, 재택근무로 인해 집 밖으로 안나가게 되어서 재작년, 작년에는 거의 오뎅을 못 먹었었다. 올해부터는 다시 오뎅을 취급하는 점포가 늘 거라는 이야기가 있기는 한데, 체감상으로는 아직까지 적은 느낌이다. 좀 더 추워지면 취급하는 점포가 늘어나려나... 그랬으면 좋겠다.
오뎅을 개시한 대부분의 편의점은 계산대 옆에 오뎅 나베가 위치해 있다. 구매하는 방법은 점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오뎅 나베 옆에 있는 용기에 (작은 거, 큰 거 2종류가 있는 경우가 많다.) 직접 먹고 싶은 오뎅을 담아서 레지에 가면, 점원분이 내가 담은 오뎅들의 종류를 확인 후 계산하는 식이다. 매장에 따라서는 직접 담는 게 아니라, 점원에게 말하면 점원이 담아주는 매장도 있다. 나는 많이 담고 싶은데 레지에 오래 서있는 것도 괜히 좀 그래서 직접 담는 방식의 편의점을 더 선호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편의점 3사 로손,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어디든 기본적으로 취급하는 오뎅 메뉴는 다 비슷하지만, 몇 개의 메뉴와 각각의 오뎅의 디테일이 조금씩 다르다. 집 근처에 로손과 패밀리마트가 있는데, 패밀리마트에서만 오뎅을 팔기 시작해서 올해 첫 오뎅은 패밀리 마트로 개시. 패밀리마트의 경우 오뎅의 모든 메뉴가 하나당 세금 제외 100엔이고, 규스지(소힘줄) 꼬치만 121엔 인걸로 알고 있다.
오뎅 중에 있다면 꼭 사 먹는 거는 무와 실곤약, 롤캬베츠(양배추 말이), 한펜 정도이다. 패밀리마트는 유일하게 롤캬베츠를 취급하지 않고, 한펜은 팔긴 하지만 내가 갔을 때 없었기 때문에 없어서 이번엔 못 사 먹었다 ㅠ 한펜 먹고 싶었는데...
사실 마트에서 바로 데워서 먹으면 되는 봉지 오뎅을 파는데, 그게 훨씬 가성비도 좋고 편하긴 하다. 하지만 편의점 오뎅만큼 맛있지가 않다. (아마 백퍼 기분탓) 또 편의점 오뎅이 메뉴도 훨씬 다양하고 그때 기분에따라 먹고싶은걸 골라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좋다고 합리화를 해본다. 올해 겨울은 내년 겨울까지 미련이 남지 않도록 오뎅을 부지런히 사 먹을 예정이다.
'일본 > 음식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음식] 편의점 조리 레시피 / 쟈가리코 + 치즈 = 쟈가아리고 (じゃがアリゴ) 만들기 (0) | 2022.11.22 |
---|---|
[일본 음식] 일본식 패스트푸드 우동 체인점 / 하나마루 우동 (はなまるうどん) (0) | 2022.11.17 |
[일본 디저트] 일본 여름 축제 감성 디저트 링고아메 전문점 / candy apple ( キャンディアップル ) (0) | 2022.11.11 |
[일본 생활] 일본에서 마라탕 먹기 / 치빠오 마라탕 (七宝麻辣湯, チーパオマーラータン) (0) | 2022.11.09 |
[일본 디저트] 지금까지 가봤던 디저트 크레페(크레이프) 맛집 가게, 먹었던 크레페 기록 (1) | 2022.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