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에비스 부근에서 시부야까지 걸어서 가면서 다이칸야마를 지나는데, 지나는 도중에 우연히 candy apple ( キャンディアップル )라는 링고 아메 (사과 사탕) 전문점을 보게 되어서 사과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안 들를 수 없었다. 링고 아메는 익숙하긴 하지만, 여름 축제의 야타이(포장마차 같은 것)에서나 사 먹지 이렇게 매장이 있는 건 처음 봐서 신기했다. 최근에 한국에서 탕후루도 유행했던데 그런 탕후루처럼 사과 한 개에 통째로 설탕 코팅을 입힌 음식이다. 사과러브맨이라 축제가 열린 게 보이면 지나가는 길이라도 웬만하면 사 먹고는 했는데(최근엔 코로나 때문에 축제 자체가 안 열렸기 때문에 먼 옛날이야기...), 잘못 걸리면 설탕 코팅이 너무 딱딱해서 이가 나가는 수가 있고, 설탕 코팅이 적당하다고 해도 사과가 너무 퍼석퍼석해서 맛이 더럽게 없을 수도 있는 복불복 음식이기 때문에, 맛있는 링고 아메를 만났다는 건 그날 천운이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들어가기 전 간판에 코이와쯔즈쿠요도코마데모(恋はつづくよどこまでも)라는 드라마와 아마 아라시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이라면 다 알 법한 아라시니시야가레(嵐にしやがれ)라는 예능에 소개되었다고 광고가 붙어져 있었다. 소개된 화면을 보면 패널들이 "사과 자체의 레벨이 다르다"라고 감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가 되었다. 과연...
가게 내부는 입구에 카운터가 있고, 안 쪽으로 들어가면 깔끔한 카페 같은 좁지도 않고 넓지도 않은 적당히 넉넉한 공간에 테이블이 10개 정도 있었다. 매장 내에 손님은 별로 없었는데, 테이크 아웃 손님들이 꽤 많아서 입구에는 사람이 계속 들락날락거렸다.
맛 종류는 8가지
- 플래인
- 요구르트
- 시나몬 슈가
- 퓨어 코코아
- 우지 말차 (녹차)
- 키나코 (인절미 가루)
- 호우지차
- 홍차
가격은 2종류. 테이크 아웃의 경우 일회용 컵에 링고 아메를 커팅을 해서 넣어준다.
- 플래인 : 테이크 아웃 648엔 / 매장 내 660엔
- 나머지 : 테이크 아웃 756엔 / 매장 내 770엔
플래인은 일반적인 설탕 코팅만 입힌 링고 아메고 나머지의 맛은 설탕 코팅에 가루를 뿌려서 맛을 내는 것이었다. 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나는 키나코 맛을 먹어봤는데, 링고 아메와 함께 뿌려서 먹을 수 있도록 쿠로미쯔(흑당 조청)도 같이 나왔다. 쿠로미쯔는 말차랑 키나코만 제공되는 것 같다. 홈페이지에는 제철의 최고급 사과 브랜드를 사용한다고 소개되어 있는데, 사과 자체는 솔직히 무진장 맛있다!! 보다는 평범한 산후지 품종의 사과였다. 산후지 좋아해서 많이 먹는 편인데, 지금까지 먹었던 산후지 중에서도 그냥 평범한 축에 속했음... 설탕 코팅은 적당했고 맛있었는데, 키나코 맛 치고는 키나코 맛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얇게 토핑 된 가루로는 설탕의 단맛을 이기기 힘들었나 보다.
막간 TMI : 사실 메뉴판에 나와있는 이미지에 접시랑 플레이팅이 귀여워서 쪼끔 기대했는데, 내건 평범한 플레이팅이라서 살짝 실망했다. 다른 테이블 손님의 링고 아메는 이미지와 같은 플레이팅이어서, 당시에는 뭐지... 그냥 접시가 없었나... 했는데, 홈페이지 상품설명에도 키나코는 평범한 접시인걸 보면 말차랑 키나코는 깜쮜기 플레이팅 대신에 메뉴의 컨셉에 맞게 와풍의 접시 + 쿠로미쯔가 나오는 듯하다.
찾아보니 매장은 2군데에 있었다. 다이칸야마에 본점이 1개(구글맵), 하라주쿠에 분점 1개(구글맵). 매장의 위치가 묘하게 링고 아메랑 잘 어울린다.
사실 링고 아메는 여름 축제 길거리에서 분위기와 함께 먹는 맛이 있는 디저트라서 그런지 이렇게 전문점이 생겼다고 해서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그렇지는 않지 싶지만, 복불복이 아닌 안정적인 퀄리티의 링고 아메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아주 좋은 것 같다. 비록 자주 갈 수는 없지만 가끔 찾아갈 수 있게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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