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의 봄을 알리는 데리타마(てりたま, 데리야키 소스 + 계란) 버거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요새 일본은 벌써 날씨가 거의 봄이다. 추운걸 극도로 싫어하는 인간으로서 일본의 날씨만큼은 한국에 비해 너무나 맘에 든다. 겨울에 패딩을 안 입어도 버틸 수 있는 날씨라니 끝내주지 않나? 하지만 이제 집안이 집 밖보다 춥다는 말도 안 되는 이치가 통하는 나라이기도해서 호감과 비호감의 수치가 플러스마이너스 0이 되는 것이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맘에 드는 게 있으면 꼭 하나는 맘에 들지 않는 게 있기 마련이다.
아무튼 최근에 치즈 데리타마 버거를 먹었다. 그런데 사실 매년 돌아오는 버거이기도 하고 데리야키 소스+계란이라는 흔한 조합이기 때문에 아는 맛이라 기대고 뭐고 그냥 끼니 때우려고 먹은 거기 때문에 딱히 쓸만한 감상이 없다. 그냥 데리야끼 버거에 계란이 추가된 무난 그 자체인 맛이다. 사실 신메뉴인 세토우치레몬 어쩌고를 먹어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늦은 저녁으로 먹는 거였어서 그나마 좀 덜 무거운 걸 먹었다. 나의 타르타르소스 무게만큼의 양심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건 맛 감상은 아니고 그냥 매번 생각하는 건데, 맥날은 광고 이미지는 예쁘게 잘 뽑아 놓으면서 실물이 너무 처참하다. 패스트푸드에다가 햄버거라는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거겠지만.
일본 맥날에는 한국의 양념감자 비슷한 게 있는데 샤카샤카포테토(シャカシャカポテト)라고 한다. 이번에 봄 시즌 데리타마 시리즈가 나오면서 샤카샤카포테토도 기간 한정 시즈닝이 2가지가 같이 판매되고 있다. 마늘 후추 마요맛 (にんにく黒胡椒マヨ味), 매실 김 소금맛 (梅のり塩味)인데, 두 맛 다 M사이즈 기준 370엔이다. 시즈닝만 구매할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는 40엔이다. 이번에 나는 마늘 후추 마요맛을 먹어봤다. 이름 그대로의 아는 맛있는 맛이라 계속 팔아줬으면 좋겠다. 한정 판매에 도른나라여...
그리고 기간한정 디저트로 한 입 츄러스 (ひとくちチュロス)라는 걸 팔고 있길래 궁금해서 먹어봤다. 260엔이고, 이름대로 한 입 크기의 츄러스가 4개가 들어있다. 먹어본 결과... 츄러스 처럼 생기긴했는데, 맛이나 식감이나 츄러스...같지는 않고 그냥 츄러스 모양으로 튀긴 밀가루 안에 초코소스가 들어있는 거라고 보면 된다. 이거 먹을 바에는 같은 가격의 맥플러리 오레오 쿠키를 먹는 걸 추천한다. 희망 편 시나리오의 가능성도 없지는 않은데, 나는 포장해 가서 집에서 먹었기 때문에 식어서 맛이 없던걸 수도 있다는 경우의 수이다. 그러니까 굳이 시도한다면 가게 안에서 받자마자 먹어 보는 게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