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에서 모든 식사를 대부분 사서 해결하는데 하나에 빠지면 질릴 때까지 그것만 먹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서, 시기 별로 뻔질나게 드나드는 가게가 하나씩 있다. 요즘에는 니혼이찌(日本一)라는 반찬가게(?)를 자주 다닌다. (니혼이찌라고 읽는지 닛뽄이찌라고 읽는지 잘 모르겠다. 암튼 둘 중 하나인데 여기서는 니혼이찌라고 쓰겠음) 니혼이찌는 주로 쇼핑몰이나 백화점 식품관, 지하철 역 등에 포장 전문점으로 많이 분포되어 있고, 야키토리(焼鳥)와 장어요리(うなぎ), 반찬거리(お惣菜、고기류 위주: 카라아게 등)을 판매하는 가게이다. 굉장히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체감상 동네에 메인 역 주변에는 웬만하면 하나씩 다 있는 것 같다.
대부분 유리 진열장 뒤로 판매하는 야키토리 꼬치, 반찬 등을 주르륵 나열해 놓은 형태로 판매를 하는데, 카운터에 가서 점원한테 원하는 걸 몇개 달라고 말하면 된다. (모모네기시오 2개, 레바 2개 주세여) 야키토리의 경우 종류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지만 하나에 대부분 100엔~150엔 정도 한다. 장어는 기본적으로 300엔이 넘어가는데 아직까지 딱히 그 돈 주고까지 먹고 싶어 본 적이 없어서 안 사 먹었다.
반찬가게이기는 한데, 사실 반찬으로 먹지는 않고 야키토리를 사 와서 주식으로 먹는다. 요즘 주로 사 먹는 건 간(レバー, 레바), 모래주머니(砂肝, 스나기모), 물렁뼈(軟骨, 난코쯔), 모모네기(ももねぎ, 시오(소금)/타레(양념) 2종류 있음), 테바닌니쿠(手羽にんにく, 날개살+구운 마늘)정도. 사실 닭껍질(鶏皮, 토리카와)도 먹고 싶은데 요즘 닭껍질 꼬치 보기가 쉽지 않다. 최근 들어 토리키조쿠(鳥貴族) 같은 이자카야를 가도 닭껍질은 솔드아웃인 경우가 많다고 주워 들었는데 이유를 모르겠다. 요즘 전체적으로 닭껍질 수급에 문제가 있나 보다.
야키토리 종류는 여기(클릭)서 확인할 수 있는데, 모든 종류가 실려있지는 않고 일부만 소개하고 있는 듯하다. 레귤러 메뉴는 있지만 점포에 따라서 약간씩 판매하는 종류도 다르다.
메뉴 중 딱 하나만 추천하자면 테바닌니쿠(手羽にんにく)가 제일 무난하고 맛있는 것 같다. 간(レバー)이나 모래주머니(砂肝)도 너무 좋아하고 맛있지만 운이 좋지 않으면 비린내가 날 때도 있고, 모모네기(ももねぎ)는 너무 흔한 메뉴니까. 테바닌니쿠(手羽にんにく)는 날개살+구운 마늘조합인데, 고기도 부드럽고 마늘은 구운 마늘이라서 마늘냄새가 그렇게 강하지도 않고 물렁해서 맛있다. 삼겹살 먹을 때 마늘 구워 먹는 한국인 취향에 딱인 야키토리라고 생각한다.
요즘 야키토리에 꽂힌 이유가 얼마 전에 오랜만에 오프라인 회식을 했는데, 그때 정말 오래간만에 야키토리를 먹었던 게 맛있어서라고 추정이 된다. 이건 또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질릴 때까지 내 식탁을 잘 부탁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