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일상일기

일본 회사 직장인의 근무 형태에 대한 고민

아케님 2022. 10. 2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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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에는 크게 2가지 근무형태가 있다. 일정 직급 이상이면 반년마다 이 두 근무형태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연차가 낮으면 선택권 없이 플렉스타임제) , 뭘 선택해야 할까에 대해 절찬 고민 중이므로 그 이유를 써보겠다.

  플렉스타임제(탄력근무제) 재량노동제
근무 형태 한 달 단위로 회사에서 정한 기본 노동 시간만 채우면 일일 출퇴근 시간/근무 시간은 관계 없이 자유롭게 근무
(코어 시간 유무는 회사, 부서에 따라 다름)
회사에서 정한 기본 노동 시간과 관계 없이 재량껏 근무
(할 일만 제대로 한다면 근무 시간이 짧아도 관계 없음)
급여 지급 방식 한 달 단위로 고정 근무시간 이외의 잔업시간에 대해서 잔업수당을 지급 임의로 잔업시간을 고정(예시: 미나시잔업 20시간)해 놓고, 그 잔업 시간을 안넘기든 넘기든 무조건 임의 잔업시간 만큼의 추가수당을 지급
장점 잔업을 하면 잔업한 만큼 수당을 받음 미나시 시간 이상 잔업을 하지 않아도 미나시 시간만큼 수당을 받음
단점 미나시 시간 이상 잔업을 해도 미나시 시간만큼 수당을 받음
우리 회사 특징 20시간 이상 잔업이 눈치 보임 (45시간 이상 거의 불가능) 하지만 못할 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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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블랙 기업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근무형태는 대부분 재량노동제이다. 플렉스타임제는 잔업한 만큼 돈을 더 받으니까 잔업이 많다 해도 이 악물고 버틸여지가 있지만, 재량노동제의 경우 만약 20시간을 미나시 잔업 시간으로 지정해 놨는데, 실체를 까 보면 1nn 시간 잔업을 시킨다던지 해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거다.

그런데 우리 회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20시간 이상 잔업을 하지 말라고 (플렉스타임제도 마찬가지) 권고하고 있고, 만일 잔업시간이 45시간을 넘어가게 되면 노조에 잔업 시간이 긴 사정을 설명(?) 해야 하며, 80인가 90시간이 넘어가면 부장과 면담을 해야 하는 제도가 있다. 입사를 하면 자동적으로 플렉스타임제가 적용이 되는데, 이 기간에 한 달 잔업 20시간 미만으로 업무를 완료하도록 훈련을 한다. 만약에 일의 양이 너무 많아서 그 시간 안에 다 못 끝내겠다 싶으면 상사와 면담을 해서 일을 바꾸든 효율적으로 일처리 하는 방법을 배우든 해서 해결책을 모색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자신에게 맞는 업무량과 속도를 컨트롤할 능력을 갖춘 후에 재량노동제로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사원들에게 권고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량노동제를 선택한 사람들의 잔업시간이 20시간~40시간 정도가 된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재량노동제를 선택한 사원이 대부분 연차가 높은 사람들이고, 그래서 맡은 일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 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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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현재 잔업시간이 1n시간이고 적으면 10시간도 안 하는 나는 뭘 선택해야 하는가. 지금처럼 잔업을 하고 20시간의 미나시 잔업 수당을 받으면 너무 이득인 부분인데, 재량노동제는 뭔가 건너면 안 되는 강의 느낌이 있다. 왜냐하면 내 직종이 잔업시간을 무한대로 늘리려고 하면 늘릴 수 있는 직종이기 때문이다. 플렉스타임제는 잔업 20시간의 타임 리밋이 (수당이 있으니까) 눈에 확실히 보이기 때문에 타임 리밋에 맞춰 결과물을 적당히 타협하는 부분 있는데, 재량노동제를 선택하면 내 성격상 그 타협을 보는 선이 사라질 거 같다는 게 문제다. 재량노동제를 선택해도 지금처럼 결과를 타협해가며 현재의 잔업시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를 아직 모르겠음. 내년에 선택하는 기간까지 나는 아직 훈련이 필요한 응애직장인가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네버엔딩 고민.

근무 형태는 모든 일본 회사가 비슷해도 회사의 풍토가 전혀 다르면 이런 고민에 대한 조언을 해줄 사람도 없고, 선배한테 얘기해봐도 뭐가 더 맞는지는 너 하기 나름이란 얘기만 들어서 결국 나에 대한 고찰이 제일 필요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팀 선배들도 하나같이 근속연수가 십 년은 넘는 분들인데 플렉스랑 재량노동 비율이 반반 정도 되는 것 같다... 흠... 너 자신을 알라... 제일 어려움...

집 앞 화단 낙서 누구


# 뻘소리 :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은 나는... 한국에서는 회사 사람들이 개인 전화번호나 카톡 같은 SNS ID를 공유한다는 걸 얼마 전에 알고 충격을 받았었다. (물론 일본도 그런 회사가 있을수도 있지만) 지금의 회사는 회사사람들의 개인 전화번호, 메신져 같은 사적인 연락수단을 공유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서, 내가 지금 사적으로 연락처를 알고 있는 회사 사람 딱 세명 같은 부서 동기 한 명, 비상연락망(지금까지 연락한 적 없음)을 위한 팀장과 부장. 우리 회사가 특이한 것인가... 아니면 일본과 한국의 문화 차이인 것인가. 아돈노... 하지만 난 사생활과 직장생활이 철저히 분리된 지금이 좋다. 있는 친구랑도 연락을 안하는데 회사 사람이랑 개인 시간에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 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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