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는 크게 2가지 근무형태가 있다. 일정 직급 이상이면 반년마다 이 두 근무형태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연차가 낮으면 선택권 없이 플렉스타임제) , 뭘 선택해야 할까에 대해 절찬 고민 중이므로 그 이유를 써보겠다.
플렉스타임제(탄력근무제) | 재량노동제 | |
근무 형태 | 한 달 단위로 회사에서 정한 기본 노동 시간만 채우면 일일 출퇴근 시간/근무 시간은 관계 없이 자유롭게 근무 (코어 시간 유무는 회사, 부서에 따라 다름) |
회사에서 정한 기본 노동 시간과 관계 없이 재량껏 근무 (할 일만 제대로 한다면 근무 시간이 짧아도 관계 없음) |
급여 지급 방식 | 한 달 단위로 고정 근무시간 이외의 잔업시간에 대해서 잔업수당을 지급 | 임의로 잔업시간을 고정(예시: 미나시잔업 20시간)해 놓고, 그 잔업 시간을 안넘기든 넘기든 무조건 임의 잔업시간 만큼의 추가수당을 지급 |
장점 | 잔업을 하면 잔업한 만큼 수당을 받음 | 미나시 시간 이상 잔업을 하지 않아도 미나시 시간만큼 수당을 받음 |
단점 | 미나시 시간 이상 잔업을 해도 미나시 시간만큼 수당을 받음 | |
우리 회사 특징 | 20시간 이상 잔업이 눈치 보임 (45시간 이상 거의 불가능) 하지만 못할 건 없음 |
일본의 블랙 기업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근무형태는 대부분 재량노동제이다. 플렉스타임제는 잔업한 만큼 돈을 더 받으니까 잔업이 많다 해도 이 악물고 버틸여지가 있지만, 재량노동제의 경우 만약 20시간을 미나시 잔업 시간으로 지정해 놨는데, 실체를 까 보면 1nn 시간 잔업을 시킨다던지 해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거다.
그런데 우리 회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20시간 이상 잔업을 하지 말라고 (플렉스타임제도 마찬가지) 권고하고 있고, 만일 잔업시간이 45시간을 넘어가게 되면 노조에 잔업 시간이 긴 사정을 설명(?) 해야 하며, 80인가 90시간이 넘어가면 부장과 면담을 해야 하는 제도가 있다. 입사를 하면 자동적으로 플렉스타임제가 적용이 되는데, 이 기간에 한 달 잔업 20시간 미만으로 업무를 완료하도록 훈련을 한다. 만약에 일의 양이 너무 많아서 그 시간 안에 다 못 끝내겠다 싶으면 상사와 면담을 해서 일을 바꾸든 효율적으로 일처리 하는 방법을 배우든 해서 해결책을 모색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자신에게 맞는 업무량과 속도를 컨트롤할 능력을 갖춘 후에 재량노동제로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사원들에게 권고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량노동제를 선택한 사람들의 잔업시간이 20시간~40시간 정도가 된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재량노동제를 선택한 사원이 대부분 연차가 높은 사람들이고, 그래서 맡은 일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 일수도 있다.
여기서 현재 잔업시간이 1n시간이고 적으면 10시간도 안 하는 나는 뭘 선택해야 하는가. 지금처럼 잔업을 하고 20시간의 미나시 잔업 수당을 받으면 너무 이득인 부분인데, 재량노동제는 뭔가 건너면 안 되는 강의 느낌이 있다. 왜냐하면 내 직종이 잔업시간을 무한대로 늘리려고 하면 늘릴 수 있는 직종이기 때문이다. 플렉스타임제는 잔업 20시간의 타임 리밋이 (수당이 있으니까) 눈에 확실히 보이기 때문에 타임 리밋에 맞춰 결과물을 적당히 타협하는 부분 있는데, 재량노동제를 선택하면 내 성격상 그 타협을 보는 선이 사라질 거 같다는 게 문제다. 재량노동제를 선택해도 지금처럼 결과를 타협해가며 현재의 잔업시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를 아직 모르겠음. 내년에 선택하는 기간까지 나는 아직 훈련이 필요한 응애직장인가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네버엔딩 고민.
근무 형태는 모든 일본 회사가 비슷해도 회사의 풍토가 전혀 다르면 이런 고민에 대한 조언을 해줄 사람도 없고, 선배한테 얘기해봐도 뭐가 더 맞는지는 너 하기 나름이란 얘기만 들어서 결국 나에 대한 고찰이 제일 필요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팀 선배들도 하나같이 근속연수가 십 년은 넘는 분들인데 플렉스랑 재량노동 비율이 반반 정도 되는 것 같다... 흠... 너 자신을 알라... 제일 어려움...

# 뻘소리 :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은 나는... 한국에서는 회사 사람들이 개인 전화번호나 카톡 같은 SNS ID를 공유한다는 걸 얼마 전에 알고 충격을 받았었다. (물론 일본도 그런 회사가 있을수도 있지만) 지금의 회사는 회사사람들의 개인 전화번호, 메신져 같은 사적인 연락수단을 공유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서, 내가 지금 사적으로 연락처를 알고 있는 회사 사람 딱 세명 같은 부서 동기 한 명, 비상연락망(지금까지 연락한 적 없음)을 위한 팀장과 부장. 우리 회사가 특이한 것인가... 아니면 일본과 한국의 문화 차이인 것인가. 아돈노... 하지만 난 사생활과 직장생활이 철저히 분리된 지금이 좋다. 있는 친구랑도 연락을 안하는데 회사 사람이랑 개인 시간에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 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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