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매운 음식이란 무엇인가....
일본 음식점에 음식의 매운 정도를 고를 수 있는 메뉴가 있다 해도, 매운 단계를 높이면 대부분 추가금이 들고 추가금을 내고 더 맵게 주문해도 신라면보다 덜 매운 게 현실이다. 나는 그렇게 매운걸 잘 먹는 편이 아닌데도 그렇게 느낀다. 아니 애초에 신라면이 맵다는 나라에서 뭘 바라겠나 싶다마는... 돈도 더 냈는데 만족할 정도의 맵기도 아닌 어설프게 이도 저도 아닌 음식이 나오면 열받으니까 그냥 돈 안 내고 안 맵게 먹는 게 물질적, 정신적으로 가장 가성비가 좋다.
근데 이 라멘집이 일본 와서 매운 걸 먹고 싶은데 매운 건 한국 인스턴트 라멘 정도밖에 없는 비극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준 라멘집이다. 몽고탄멘나카모토(蒙古タンメン中本)라는 미소(일본식 된장) 베이스 라멘 가게이고, 메뉴는 전 메뉴를 잘 정리해 놓은 사이트가 있으니 참고. 간판메뉴는 이름과 같은 몽고탄멘(蒙古タンメン)이지만 체감상 다른 메뉴인 북극 라멘(北極ラーメン)이 더 유명한 것 같다. 북극 라멘이 엄청 매운 라멘(激辛ラーメン)으로 유튜브 같은데에서 많이 네타로 쓰여서 그렇지 싶다. 일본에서 매운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가게.
일반적인 라멘집과 마찬가지로 가게로 들어가 판권기로 원하는 메뉴나 토핑의 식권을 사서, 자리에 앉아 구매한 식권을 점원 분께 건네줄 때 맵기를 몇 배 추가로 해달라고 말하면 된다. 추가 요금 없음.(훌륭) 메뉴마다 기본 맵기의 정도가 표시되어있는데 북극 라멘은 기본 맵기가 8~10(최대 10, 기본 맵기는 북극/북극 야채/북극 야채 아삭아삭 메뉴에 따라 다름)이다. 여기에 식권을 건네주며 추가로 매운 정도 몇 배 추가(辛さ n倍)를 요청하는 방식. 맵기 추가는 10배까지 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
나는 기본 맵기로는 안 먹어 봤고, 맵기 8,9,10배 까지 하나씩 올려가면서 먹어봤는데 솔직히 차이는 못 느끼겠고 엄청 매워서 만족했다. 맛있으면서 매운 것과 그냥 고통스럽게 매운 것의 기준을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맛있기도 했음. 이 정도 맵기로 주문하면 국물이 아니고 그냥 꾸덕한 소스 덩어리에 면을 비벼먹는 수준이 된다. 익숙한 라멘의 비주얼은 아님ㅋㅋㅋ 맵기 10배로 해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니까 매운 거 잘 드시는 분들은 좋아하실 듯하다. 물론 뒷감당은 본인이...
그리고 다른 라멘집에는 없는 특이한 옵션이 하나 있는데, 면을 두부로 변경할 수 있다. (추가 요금 필요) 아마 요 근래에(2017~) 일본에서 당질 제한 붐이 일어나며 생겨난 옵션인 듯한데, 두부로 변경해서 먹으면 라멘이 아니고 마파두부를 먹는 느낌을 낼 수 있다. 유명해서 먹어보고 싶지만 면은 꺼려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옵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다니는 점포에는 있는 옵션인데 점포에 따라서 없는 곳도 있을 수 있다.
유튜브 네타로 많이 사용된 덕분인지 인기가 많아져서 컵라면으로도 생산되고 있다. 먹어보지는 않았는데, 기본 맵기라면 아마 기대만큼 맵지는 않을 듯하다. 그리고 요즘에는 우버 이츠로 배달도 해준다더라.
점포는 관동지방을 중심으로 꽤 많이 퍼져 있다. 수도권(도쿄, 카나가와, 사이타마, 치바) 외에는 군마현, 토치기현에 점포가 하나씩 있고, 그 외 지방에는 없는 듯하다.
일본 생활이 길어져 매운걸 많이 접하지 않다 보니 원래도 잘 못 먹는 매운 음식을 더 못 먹게 된 기분이 든다. 나이 들면서 장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 몫하겠고... 좋아하는 걸 잘 못 먹게 되는 게 너무 아쉽다. 더 나이 들기 전에 많이 먹어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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