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동생이 가고 싶다고 한 브런치 카페인 프루미에메 プルミエメ PREMIER MAI (구글맵, 홈페이지)라는 토스트 가게에 가서 브런치를 먹고 왔다. 프루미에메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요요기 브런치 맛집인 모양이다. 토요일에 갈 예정이라 늦게 가면 대기가 있다고 해서 오픈런. 8시 오픈이라서 그것보단 조금 일찍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조금 시간이 늦어져서 정확히 8시쯤 도착했다.
하라주쿠에서 도쿄 메트로로 환승해서 요요기공원역에서 내려 한 블록만 걸으면 바로 보인다. 단, 간판이 없어서 찾기가 어려우니 건물의 생김새를 기억하고 가는 게 좋다. 사실 간판 없는 인스타 감성 카페(...)는 인터넷 밈에서나 들어봤기 때문에 나한테는 약간 관념적 무언가였는데 드디어 실체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가게는 2층이라서 여기가 맞나 기웃거리며 2층으로 슬슬 올라가 보니까 계단에 오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거의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입장 안내를 해주셨는데, 다행히도 우리 앞에 3팀 밖에 대기가 없어서 오픈과 동시에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가게 내부는 이런 분위기. 커다란 테이블을 하나로 테이블석이 10석이 있었고, 주방을 마주 보는 카운터석이 10석쯤 있었다.
테이블석의 경우 마주 보며 안게 되는데 생각보다 테이블의 폭이 너무 넓어서 이야기하기 불편하겠다 싶어 카운터석으로 부탁을 했다. 안내받은 자리에는 식기 세팅과 메뉴(링크)라고 쓰여있는 큐알코드가 인쇄된 종이가 놓여있었다. 이 링크로 들어가면 홈페이지의 메뉴 페이지로 이동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메뉴를 보고 카운터(창문 쪽에 위치)에 가서 주문을 하면 된다. 선결제. 주의할 점이라면 1인 1드링크라는 점.
음료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메뉴가 많았다. 일반적인 메뉴인데 이름을 특이하게 지어놓아서 평범해 보이지 않는 눈속임을 하는 느낌. 그중에서도 특이한 메뉴가 있긴 했다. 특히 컬리플라워 스프가 궁금했는데 굳이 먹어보고 싶지는 않아서 시키지는 않았다. 무난하게 말차 오레랑 사과 주스를 주문.
사과와 홍차의 비네거 드링크는 그냥 탄산 사과음료 같은 거였고 말차 오레는 폼이 맛있었다. 무난.
메인인 토스트는 한참 고심을 해서 하얀 철판 오믈렛 플레이트, 농후 철판 치즈 토스트[S] 2개를 주문했다. 하얀 철판 오믈렛 플레이트는 베이컨 세트로 주문했고, 농후 철판 치즈 토스트[S]는 단품으로 주문을 했는데 양적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먼저 하얀 철판 오믈렛 플레이트는 구운 토스트 위에 치즈 오믈렛을 올리고 그 위에 감자 소스가 뿌려진 음식이었다. 베이컨세트의 경우 베이컨도 같이 올라가는데, 오믈렛과 감자소스의 맛이 강한 편이 아니라 베이컨이 아주 제대로 맛을 내는 역할을 한다. 베이컨 없었으면 살짝 아쉬웠을 것 같기도.
그리고 치즈 토스트는 구운 토스트 위에 라끌렛 치즈+모짜렐라 치즈를 섞은 치즈 소스를 뿌려주는데, 양 옆에 있는 커피 꽃으로부터 추출한 꿀, 레몬 바질을 취향에 따라 곁들여 먹으면 된다. 치즈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엽떡 치즈 같은 뽀똑한 치즈가 아니고 적당히 진하면서 부드러운 발란스가 좋은 치즈라서 먹기도 편하고 맛도 있었다.
이렇게 총 5300엔인가가 나왔으니 싼 가격은 아니지만 메뉴도 특색 있고 맛도 괜찮아서 가끔 한 번씩 기분 내러 오기에 좋은 곳 같다. 여유 있게 식사하면서 도란도란 얘기하기도 좋은 분위기. 카운터에 앉아서 요리하는 걸 쭉 지켜봤는데 엄청 위생관리가 잘되어있어 보여서 그 점도 좋았다. 한 시간 좀 넘게 여유 부리면서 식사를 한 것 같은데, 우리가 식사를 하는 중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팀이 2~3팀 들어왔다. 일본인 손님들도 많았지만 확실히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하긴 한가 보다.
일본은 특히 너무 흔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제외하면 아침에 여는 음식점을 찾기가 힘든데, 여행 와서 호텔 조식은 싫고 괜찮은 아침을 먹고 싶다! 하면 방문하기 좋은 곳인 듯하다.
# 가게 이름이 아무리 봐도 프리미어 어쩌고 인데 왜 프루미에메라고 표기를 하는 걸까 하고 알아봤더니 프랑스어로 「5월 1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5월 1일은 프랑스에서 은방울 꽃의 날로, 은방울 꽃을 선물하며 행복이 찾아오길 바라는 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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