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운전면허증으로 일본 운전면허증을 발급한 지 벌써 3년이 지나서 운전면허증을 갱신해야 할 타이밍이 되었다. 사실 나도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우편함에 운전면허 갱신 알림 하가키(엽서)가 도착해 있었다.
하가키를 열어보면 갱신기간과 갱신 장소, 수수료, 갱신 후 유효기간, 강습 구분정보가 쓰여 있다.
- 갱신 기간: 기본적으로 갱신 연도 생일을 기준으로 한 달 전~한 달 후까지이다.
- 갱신 장소: 운전면허 시험장, 면허 센터, 지정 경찰청 이렇게 3종류가 있는데, 갱신 절차가 가능한 곳에 ◯가 표시되어 있다. 나는 운전면허 시험장에만 ◯가 되어있기 때문에 도내에 있는 운전면허 시험장에서만 갱신이 가능하다는 뜻이 된다. 도쿄도의 경우 시험장은 후츄(府中), 사메즈(鮫洲), 고토(江東) 3곳이 있으니 편한 곳으로 가면 된다.
- 수수료 : 이하에 설명할 강습 구분에 따라서 달라진다. 나는 최초(초회) 갱신이었기 때문에 3850엔이었다.
- 갱신 후 유효기간 : 이번에 운전면허를 갱신할 경우 운전면허증의 유효기간이다. 나는 3년이라고 쓰여있기 때문에 이번에 갱신하면 3년간 유효한 운전면허증이 발급되고, 3년 후에는 이번에 갱신한 것처럼 다시 한번 운전면허증을 갱신해야 한다.
- 강습 구분 : 강습 구분은 초회(初回), 위반(違反), 일반(一般), 우량(優良) 4종류가 있다. 나는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후 최초 갱신이었기 때문에 초회(初回)라고 쓰여있다. 면허 갱신을 하면서 운전 강습을 듣게 되는데, 이 강습 구분에 따라서 수강해야 하는 강습 종류(시간)가 달라진다. 초회와 위반은 2시간, 일반은 1시간, 우량은 30분 강습을 듣는다.
운전면허 갱신 시의 준비물도 하가키에 쓰여있다.
- 운전면허증 : 당연함
- 수수료 : 카드 결제도 되더라
- 검정 볼펜 : 신청서 기재나 강습을 받을 때 쓸 일이 생기는데 굳이 안 가져가도 빌릴 수 있다.
- 갱신 알림 하가키 : 이 종이
- (외국인의 경우) 재류자격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 일반적으로는 재류카드
갱신 장소에 따라서 운전면허증용 사진을 가지고 가야 하는 곳도 있다는 것 같은데 보통은 안 가져간다. 운전면허 발급 때와 같이 시험장에서 즉석 해서 촬영을 한다. 이번에 갱신하면서 사진을 지참한 사람들도 봤는데, 그런 경우 경찰관이 사진과 본인의 얼굴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걸치고 허가해주기도 했다.
사메즈 운전면허 시험장을 갈까 후츄 운전면허 시험장을 갈까 고민하다가 사메즈로 갔다. 저번 운전면허 발급 때 센터 오픈전에 갔는데도 줄이 엄청 길게 서있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오픈런을 할까 했지만, 늑장을 부리다가 결국 오픈 20분 뒤에 시험장에 도착을 했다. 들어가니 운전면허 갱신을 접수하러 온 사람들로만 형성된 3열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지만, 엄청 빨리빨리 줄이 빠져서 생각보다 많이 기다리지는 않았다.
경찰청 내부는 촬영이 안되기 때문에 사진은 없지만 운전면허 갱신의 절차는 이하와 같다.
- 운전면허 갱신 접수: 운전면허증과 갱신 알림 하가키 필요. 접수를 하면 운전면허 갱신 신청서를 건네어준다.
- 운전면허 갱신 신청서 기입 : 기입대에서 접수할 때 받은 신청서에 인적사항을 적고, 확인사항에 체크를 한다.
- 강습 구분에 따른 인지 구입 (수수료 납부) : 운전면허 갱신 신청서와 갱신 알림 하가키 필요. 하가키에 쓰여있던 수수료를 납부하면 운전면허 갱신 신청서에 수수료를 납부했다는 도장을 찍어준다.
- 등록번호 발급 : 등록번호 발급 기계에서 등록번호를 발급한다. 임의의 번호를 입력하면 영수증 같이 생긴 등록번호 종이가 출력된다. (운전면허증 사진촬영과 새로 발급받은 운전면허증 본인인증을 위해 필요한 번호다. 운전면허 갱신이 완료될 때까지 가지고 있으면 됨)
- 적성 검사 : 간단한 시력검사를 받는다.
- 운전면허 갱신 심사 : 운전면허 갱신 신청서와 운전면허증, 외국인 경우 재류카드 필요. 서류들의 정보를 확인하고 기존 운전면허증에 구멍을 뚫어서 돌려준다.
- 사진 촬영 : 등록번호 종이 필요. 사진촬영 부스에서 등록번호 종이의 바코드를 읽힌 후에 운전면허증용 사진을 촬영한다.
- 강습 : 수수료를 납부했다는 도장이 찍힌 운전면허 갱신 신청서 필요. 강습 구분에 따라서 해당 강습을 들으면 된다. 시험장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사메즈의 경우 강습 시작 시간이 매우 다양해서 바로 수강을 할 수 있었다. 2시간짜리 강습은 90분 강사분의 강의, 중간에 10분 휴식, 20분 정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비디오 시청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강의 내용은 주로 잊거나 헷갈리기 쉬운 교통 법규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규칙들에 대한 설명이었고,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솔직히 운전 교육이라고 해서 다 아는 내용을 또 듣는 건가 싶었는데, 의외로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마지막 비디오 시청시간에 강사분이 운전면허 갱신 신청서 수수료 도장 옆에 강습을 완료했다는 도장을 찍어주신다.
- 새 운전면허증 교부 : 도장이 2개 찍힌 운전면허 갱신 신청서와 등록번호 필요. 강습이 끝나면 나가는 길에 새 운전면허증을 교부해 주는 창구가 있다. 거기서 새 운전면허증을 받고 옆에 있는 운전면허증 확인 기계로 이동한다. 운전면허증 확인 기계에 새로 받은 운전면허증을 올린 후, 4번에서 등록한 번호를 입력해서 본인이 제대로 새 운전면허증을 수령했다는 인증을 하면 갱신 절차 완료.
위의 절차를 밟는데 2시간 50분 정도가 걸렸다. 강습만 2시간인걸 생각하면 생각보다 얼마 안 걸린 거다. 시험장 내부의 동선이 1~9까지 엄청 효율적이고 알기 쉽게 설계가 되어있어서 절차를 밟는 게 복잡하지 않고 스무스하게 진행된다고 느꼈다. 이게 내가 다른 답답한 일본 공공기관에 길들여져서 상대적으로 이 정도면 양호하다고 느끼는 걸까? 아니면 이 정도면 객관적으로 우수하다고 말해도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은 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스무스한 갱신절차에 기분은 좋았다.
이렇게 해서 획득한 나의 블루 면허. 원래는 그린 면허였는데 드디어 이파리를 졸업한 거다. 근데 운전 실력은 여전히 파릇파릇함ㅎ 이 면허증의 유효기간은 3년이기 때문에 3년 뒤에 이 갱신 절차를 또 밟게 된다. 내가 알기로는 무사고로 갱신을 하게 되면 골드면허(우량 운전자)가 된다.
강습시간에 강사분이 알려주신 건데, 운전면허증과 마이넘버 카드를 통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서 빠르면 내년 말쯤부터 마이넘버 카드로 운전면허증을 대체할 수 있게 될 거라고 한다. 지금 마이넘버카드는 신분증의 역할은 물론이고 이미 보험증이나 편의점에서 공공기관의 서류를 떼기 위한 증명서류의 역할이 가능한데, 여기서 운전면허증의 역할까지 하게 된다면 무적의 카드가 되는 게 아닌가. 아날로그의 나라가 빠르게 전자화가 되고 있는 모습이 감회가 새롭고? 조금 낯설기도 하다. 일단 나는 좋음.
일본 운전 면허 관련 다른 포스팅
'일본 > 정착,생활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거주자 일본 공항 자동화 게이트(자동 출입국 수속) 이용 등록 신청 방법, 후기 (0) | 2024.01.16 |
---|---|
외국어 회화 공부 사이트 랭디(LANGDY) 전화 일본어 무료 수업 후기 (2) | 2023.12.17 |
한화→엔화 간편 환전 / 해외 송금 모인(moin) 어플 사용 후기 (2) | 2023.11.23 |
라쿠텐 페이(楽天Pay)에서 라쿠텐 포인트로 일본 교통카트 스이카(Suica) 충전하기 (0) | 2023.11.16 |
JRE 포인트로 일본 교통카트 스이카(Suica) 충전하기 (0) | 2023.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