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로 일본인들의 속도에 맞춰 대화를 하다 보면 표현을 생각하고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익숙한 표현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오기 마련인데, 그 '익숙한 표현'이라는 건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평소에 얼마나 많이 듣고 말하느냐에 의해 결정이 된다. 일본에 살지만 일본어(회화)를 쓰는 상황이 회사에서 하는 회의, 아니면 몇 안 되는 친구로 한정되어 있어서 거의 대화의 주제가 정해져 있고, 그런 주제에서는 쓰던 표현으로 대부분 문제없이 대화가 흘러가니 익숙한 표현의 범위가 좀처럼 넓어지지 않는다. 이 좁디좁은 우물 안 개구리 같은 표현력으로 내가 원하는 뉘앙스의 말을 전할 수 없어서 답답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마다 언어의 장벽을 느끼곤 한다. 이런 일본어 실력의 한계를 몇 번 느끼니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