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라이프스타일

서울 연남동 / 지구샵 제로웨이스트홈 방문 : 주방 비누, 샴푸바 사용 후기

아케님 2024. 4. 9. 12:00
728x90
728x90
SMALL

홍대 쪽에서 밥을 먹고 돌아다니다가 동생이 지구샵 제로웨이스트홈(홈페이지, 네이버지도)이라는 생활잡화점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방문을 했다. 홍대입구 역에서 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지구샵 위치

지구샵은 이런 곳이라고 한다. 작은 행동을 하더라도 그 행동에는 그 사람의 신념이 깔려있기 마련인데, 그건 소비라는 행동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소비 패턴도 달라진다. 물론 분업화되어 있는 이 사회에서 나에게 도착하는 제품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속속들이 다 안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필요하지만 대체불가능한 제품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며, 이미 익숙해진 제품들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또 다른 자아와의 싸움 등, 모든 소비에 대해서 본인기준 이상적인 소비를 하는 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워 보이는 것부터라도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슷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발전하고, 이런 지구샵 같은 사업체가 생기는 게 아닐까 싶다.

지구샵에 대해서 / 출처 : https://www.jigushop.co.kr/about-jigu

솔직히 말하면 나는 환경 문제에 공감을 함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에 굉장히 예민한 편은 아니다. 분리수거하라는 대로 열심히 하고 웬만하면 쇼핑백이나 텀블러를 챙겨 다니고 편의점에서 나무젓가락이나 플라스틱 식기를 안 받는, 딱 그 정도다. 부끄럽지만 아직 오로지 나의 편의를 위해서 위생팩이나 물티슈 등의 일회용품을 쓰는데 크게 거리낌이 없다. 오히려 나는 환경보다는 사회적 약자에 그 기준이 있어서, 그 기업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행보가 내 기준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그 기업의 제품은 되도록이면 소비하지 않는다.

728x90

그런데 동생은 예전부터 환경 문제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었다. 물론 서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 걸 알고, 상대방의 옳고 그름을 내 잣대로 따지는 몰상식한 행동은 하지 않는 상식적인 으른들이기 때문에, 동생이 나한테 직접적으로 말한 건 아니지만 옆에서 오랜 시간 지켜본 바 그런 것 같다고 추측할 뿐이다. 

가방에는 항상 텀블러나 쇼핑백을 들고 다니고, 가방이나 옷을 사도 업사이클 제품들을 선호하고, 뭐가 필요하면 새 제품을 찾기보다는 당근에서 먼저 알아보고. 음식점에서 남은 음식을 포장할 때도 다회용기를 사용해서 포장해 줄 수 있는 곳이면 귀찮아도 집에서 다회용기를 가지고 온다. 예전에는 유난이다 싶은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기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그러는 거 보면 그저 리스팩하게 된다. 나도 동생에게 영향을 받아서 쇼핑백을 가지고 다니는 지금의 나로 그나마라도 발전할 수 있었던 거다.

지구샵 입구

서론이 길어졌는데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동생이 가고 싶어 했던 지구샵을 같이 가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내 머릿속의 연남동 이미지는 상가가 많고 항상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조용한 주택가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가게가 그 주택가 한복판에 위치해 있더라. 분위기는 굉장히 정갈하고 차분한 느낌이었다.

지구샵 내부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으로 휴지를 줄이기 위한 손수건, 일회용 마스크를 대체할 면마스크, 바다의 유리조각으로 만든 장식품 등이 보였다.

지구샵 내부

난생처음 본 리필스테이션. 세제나 비누 등을 가져온 용기에 그람 단위로 필요한 만큼 구매해 갈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이걸 보고 지구샵이 왜 이런 주택가에 자리를 잡았는지 알게 되었다. 이건 확실히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같았다. 정말 아이디어 좋은 듯. 이런 건 우리 집 근처에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지구샵 내부 : 리필스테이션

리필스테이션 이용방법이랑 무게를 잴 수 있는 저울이 이렇게 한쪽에 준비되어 있었다.

728x90

지구샵 내부 : 리필스테이션

일회용 빨대를 줄이기 위한 이런 다양한 빨대 제품들도 있었다. 개방형 빨대는 정말 신박한 듯.

지구샵 내부

최근에 주방에서 손을 씻고 싶을 때마다 화장실로 가는 게 귀찮았던 참이라 주방에도 손비누를 놓을까 고민하고 있던 차였는데, 설거지부터 과일 세척, 손까지 닦아도 되는 주방비누가 있길래 솔깃해서 구매하기로. 실리콘 비누 받침대는 동생이 사용하고 있던 제품이었는데 나쁘지 않다고 해서 같이 구매했다. 

지구샵 내부

요런 샴푸바나 온몸에 사용할 수 있는 비누들도 제품이 정말 다양했다. 마침 샴푸를 다 써가서 샴푸바를 하나, 온몸비누는 궁금한데 저번에 구매한 대용량 바디워시가 아직 한참 남아있어서 시험용으로 사용해 볼 20g짜리 미니 온몸 비누를 구매했다.

지구샵 내부

여기에 올린 제품들 이외에도 다회 실리콘, 유리 용기라던가 업사이클 제품들, 분해되는 소재로 만들어지는 청소, 세면용품 등 생각보다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SMALL

지구샵에서 구매해서 일본에 잘 도착한 친구들이다. 주방비누 2개(1개는 부모님 집에 드림), 주방비누를 올려놓을 실리콘 비누받침, 샴푸바와 샴푸바를 넣어서 끌 비누 주머니, 시험 삼아 써 볼 미니 온몸 비누.

지구샵에서 구매한 제품

쓰고 있는 세제가 있긴 하지만 주방비누를 들인 이후로 계속 주방비누로 설거지를 해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세척이 잘 된다. 웬만한 건 세제로 할 때랑 별 차이가 없어서 좀 놀라운데, 그래도 기름기가 좀 심하면 세제로 설거지를 하는 게 속 시원하게 닦이는 편인 것 같긴 하다.

지구샵에서 구매한 제품 : 주방 비누, 비누 받침

샴푸바는 건조한 두피에 좋다는 다시마 어쩌고로 구매를 했고, 머리를 감으면 엄청 부들부들해진다. 비누로 머리 감았을 때를 생각했어서 엄청 뻣뻣할 줄 알았는데 샴푸바는 그냥 비누랑은 다른 건가 보다. 원래도 린스는 안 했었는데 샴푸바로 샴푸를 해도 딱히 린스의 필요성은 못 느낄 정도로 머릿결이 부들부들했다. 오히려 그냥 샴푸보다 머리 감고 난 다음 느낌이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향이 좋음. 구웃.

단점은 비누주머니에 넣어도 거품을 내기가 좀 힘들다는 거. 머리카락에 직접 박박 문질러야 좀 거품이 쓸만할 정도로 나는데 위생적으로 이게 맞는 건가 싶다. 이렇게 사용하는 게 진짜 맞아? 어?

지구샵에서 구매한 제품 : 샴푸바, 비누 주머니

온몸비누는 아직 사용해보지 못했지만, 주방비누도 샴푸바도 다 쓰면 재구매하고 싶을 정도로 아주 맘에 드는 제품이다. 지구샵에 동생이 데려갔는데 동생보다 내가 더 바리바리 살림살이를 장만해 왔다. 아무래도 불필요한 소비는 지양하는 게 최고의 환경보호긴 하니까. 음... 역시 한 수 위인 동생이다.

728x90
728x90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