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거주 중인 데다가 숙박을 하는 여행은 잘 안 가는지라 숙박시설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런 내가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캡슐호텔은 나인 아워즈(공홈)랑 퍼스트 캐빈 정도인 것 같다. 그래서 묵게 된 나인 아워즈 숙박 기록. 나는 라쿠텐 트레블로 쿠폰 먹여서 예약을 해서 1박에 2천엔 안되게 숙박했었는데, 구글에 오늘 날짜로 검색해보니까 최대 4천 엔은 안 넘는 듯하다(당일이라서 비싸게 뜬 듯). 물론 숙박 시기나 예약 사이트에 따라 천차만별 이겠지만, 사실 4천엔 정도면 캡슐호텔이 아니라 그냥 호텔 가서 묵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쓸데없는 정보지만 이름이 왜 나인 아워즈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씻고(1시간)+자고(7시간)+쉬는(1시간) 도합 9시간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지점은 수도권에 7개+나리타 공항지점이 있다. 오사카나 아이치에도 지점이 있긴 한데, 굉장히 적다. 지점 목록은 여기.
내가 방문한 곳은 오오테마치(大手町) 지점이었는데, 이 지점은 구조가 특이하게 생겨서 호텔 내부에서 보는 야경이 예쁘기로 유명하다 (난 어두워질 시간에는 이미 디비 자느라 못 봄ㅎ) 디귿자 모양으로 캡슐 및 시설들이 위치해 있고, 통유리벽을 두고 중간이 뻥 뚫린 야외 계단층으로 되어있다. 캡슐 내부에서나 관내를 이동할 때 어디서든지 계단층이 보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들은 좀 힘들지도 모르겠다. 남자와 여자 캡슐 플로어가 구분되어있고, 여자 플로어가 더 고층에 위치해 있다. 사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도 완전히 분리되어있다.
1990년도쯤에 상상하던 근미래의 우주선같이 생긴 캡슐 내부에는 이불과 베개, 조명의 밝기를 컨트롤할 수 있는 다이얼식 버튼이 있고, USB-A, B, C 타입 포트가 1개씩 있어서 케이블을 가져간다면 핸드폰 충전이 가능하다. 입구에 위에서 아래로 슬라이드 하는 식의 차단막이 있다. (찾아보니까 최근에는 좀 더 방음 성능이 좋은 방식의 차단막으로 바꿨다고 한다.)
샤워실과 화장실, 세면실은 같은 층에 위치해 있으며, 샤워부스와 화장실, 세면대는 각 3~4개씩 배치되어 있었다. 같은 공간에 개인 락커가 있어서 씻으면서 개인 물건에 접근하기도 동선이 좋았다. 개인 락카는 폭은 좁고 세로로 긴 형태의 락카였어서, 옷을 걸기에는 좋지만 폭이 좀 있는 두꺼운 짐을 보관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체크인하면서 칫솔, 치약 등 간단한 어메니티와 타월, 수건, 관내복을 받을 수 있고, 샴푸나 바디워시 등의 물품은 샤워부스 안에 놓여 있으므로 그걸 사용하면 된다.
이외에 공용 공간으로 라운지를 제공하는데, 오오테마치 지점은 따로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다기보다는 1층 체크인 카운터 옆에 대기 공간으로 협소하게 마련되어 있어서 라운지라기엔 좀... 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근처에 황거가 있기 때문에 러닝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침에 러닝화를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가 있다. (숙박하지 않아도 러닝 스테이션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유료로 러닝화 대여, 샤워 시설 제공 서비스를 함) 지점마다 제공하는 편의시설이나 서비스가 다르니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좋다.
# 개인적 후기: 다른 캡슐호텔에는 그 조그마한 캡슐에 TV도 달려고 있고 하던데, 개인적으로 TV는 안 보기 때문에 나한테 쓸데없는 시설이 있는 것보다 차라리 없고 깔끔한 게 좋았다. 다만 전자기기 충전은 콘센트가 아닌 포트뿐이라서 조금 불편했고, 캡슐 안에 물건을 놓을 데가 마땅치 않다. 캡슐 호텔은 잠자는 용도로만 사용하며, 보편적인 캡슐호텔의 특성상 잠자리에 예민하지 않고, 짐이 없이 가볍게 다니는 사람에게는 좋은 선택지인 듯하다. 나도 숙박비가 2천 엔이 (많이 쳐줘도 2500엔) 안 넘는 다면 다시 이용할 마음 있을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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