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사키 대사(원래 명칭은 헤이켄지 平間寺)는 가와사키구 가와사키시에 위치해 있는 액막이로 유명한 대형 사찰이다. 일본에서는 유명하긴 한데, 외국인들은 잘 안 찾는 듯하다. 가와사키 자체가 별로 볼 게 없어서 잘 안 거치는 동네이기도 하고, 가와사키 안에서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있다. 가와사키는 쇼핑하기에 좋긴 한데, 쇼핑하기 좋은 동네는 가와사키 말고도 도쿄에 많아서 외국인 관광객들한테는 메리트가 없긴 하다. 볼만한 거 : 애플 스토어... 음...
근데 교통이 편해서 요코하마랑 도쿄 반반 일정 잡고 싶으면 숙소 위치 선정으로 가와사키가 아주 좋은 선택이다. 요코하마와 도쿄 딱 중간에 있고 지나는 전철 노선이 다양해서 웬만한 곳이면 갈아타기 없이 갈 수 있다. 근데 치안이 별로 좋지 않으니까 밤엔 역 근처 밝은 곳에서나 돌아다니는 게 좋다. 가와사키를 좋아하는 자의 필사적인 커버... 실패.
아무튼 가와사키 대사는 가와사키 역에서 매우 멀기 때문에 걸어서 가는 것보다는 전철을 타는 게 낫다. 여름에 걸어서 가봤는데 괴로웠고... 중간에 볼 것도 없어서 노잼이다. 케이큐 가와사키역(京急川崎駅)에서 다이시센(大師線)을 타고 가와사키 다이시마에(川崎大師前)에 내리는 게 베스트.
사찰의 대산문(大山門) 앞에 나카미세(仲見世)라는 거리가 있는데, 이렇게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길조를 의미하는 물건들은 판매한다고 하는데 길거리 음식도 있고, 기념품 사기도 좋다. 특히 가와사키 대사의 명물인 발효 떡 쿠즈모찌(久寿餅)로 유명한 스미요시(住吉, 공홈)라는 가게 본점이 위치해 있다.
대산문 바로 앞에 있는 오카키 전문점. 테라코야혼포(寺子屋本舗, 공홈)에서 매운 시치미 오카키와 간장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입천장이 까지지만 맛있는 오카키... 간장 소프트크림은 처음 보는 아이스크림이라 신기해서 시켜봤는데, 단짠단짠이라 맛있었음.
그리고 이게 쿠즈모찌(久寿餅)인데, 발효 떡이다. 떡...이라고 해야 하나 묵...이라고 해야 하나 그 사이의 무언가 이고 떡 자체로는 별 맛이 안 난다. 콩카루(きなこ)와 쿠로미쯔(黒みつ)를 뿌려서 먹는 음식이다. 딱히 맛 자체로 호불호가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굳이 이걸 먹어? 싶은 맛일 수는 있다고는 생각한다. (진짜 별맛 안 나서...)
# 쿠즈모찌의 유래 : 에도시대 덴보 시절(1830~1844) 가와사키 주변은 보리의 생산지였는데, 가와사키 다이시가와라라는 마을의 큐베에(久兵衛)라는 사람이 살았다. 비바람이 심했던 어느 날 큐베에가 헛간에 저장하고 있던 밀가루가 전부 비에 젖어 버리는 바람에, 큐베에는 어쩔 수 없이 반죽해 통에 옮겨 물에 풀어 내버려 두었다. 이듬해 가뭄으로 식량이 궁해졌는데, 큐베에는 이 내버려 둔 통을 떠올렸고, 헛간에 찾아가 보니 바닥에 침전되어 있는 발효된 전분을 발견, 이를 가공하여 쪄주었더니 떡 같은 것이 생겼다. 이 떡을 당시의 가와사키 대사 산주였던 류세이 상인(隆盛上人)에게 가져가 시식 부탁했더니, 담백하고 풍아한 맛을 극찬하며 큐베에(久兵衛)의 '久'자와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寿'자를 붙여 '久寿餅'라고 이름 붙여 가와사키 대사 명물로 널리 알릴 것을 권했다. (원문 출처)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 중지되었었지만 매월 각 종 이벤트가 많이 열리고, 특히 매년 8월에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봉오도리 (盆踊り)는 규모가 상당한 지역사회의 큰 행사이다. 일본의 여름 마쯔리의 정석.
한 번 무너졌다가 재건축을 한 건물이라서 그런지, 고전적인 느낌보다는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사찰이었다. 이제 슬슬 이벤트가 부활하고 있으니 기왕이면 마쯔리 기간에 맞춰서 가는 걸 추천.
# TMI : 카와사키 한글 표기는 가와사키가 맞지만 가와사키라고 쓰는 게 너무 어색해서 카와사키를 고집하게 된다. 나중에 맞춤법 검사기가 다 고쳐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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