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밑동네 가와사키시에는 고급 주거 지역으로 유명한 무사시코스기(武蔵小杉)라는 동네가 있다. 무사시코스기는 도쿄와 요코하마, 가와사키를 잇는 중간지점이기 때문에 지나는 전철이 많아서 출퇴근 시간대에 지옥을 맛볼 수 있는 동네임과 동시에, 일본의 고층 아파트인 타워멘션이 빼곡하고 + 동네가 깔끔하고(치안이 좋고) + 역 주변에 쇼핑 시설이 잘 형성되어 있어서 살기 편함 등의 이유로 일본에서 '살고 싶은 동네' 상위권에 위치하는 지역이다.
나는 가와사키에 자주 가지만 주로 가와사키 역 근방에만 볼일이 있기 때문에 무사시코스기까지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몇 년 전에 태풍 때문에 난리가 났을 때 무사시코스기의 타워멘션에서 물난리가 난 뉴스가 굉장히 핫했는데, 그 뉴스로만 접해본 동네였다. 그런데 이번에 친구랑 어디서 만나서 밥을 먹을까 얘기를 해다가 무사시코스기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하니 그럼 거기서 만나자고 이야기가 나왔다.
그렇게 가보게 된 무사시코스기. 어디서 조사하는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살기 좋은 동네로 꼽힌 동네의 명성에 걸맞게, 첫인상으로 동네가 굉장히 세련되고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밥집도 굉장히 멋지고 가보고 싶게 만드는 가게가 많았는데, 우리는 그중에서 츠카다식당(つかだ食堂)이라는 일본 가정식집에 가보았다.
웬만한 생각할 수 있는 가정식 반찬을 다 있는 듯했고, 메뉴 하나하나가 다 그냥 때우기식 반찬이 아니라 제대로 음식 같았다. 돈지루가 유명한 것 같아서 돈지루 정식을 시킬까, 돈지루 고젠을 시킬까 고민하다가 메뉴를 다양하게 먹어보고 싶어서 음식 종류가 좀 더 많은 고젠을 주문했다. 큐알코드로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식당 겸 바를 하는 곳이어서 술 종류가 굉장히 많았다. 점심시간에 간 거라 마실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사쿠라사와(さくらサワー)라는 한정 사와가 있어서 이건 먹어봐야지... 하고 넘어가버렸다. 벚꽃색의 음료수 같은 술이었는데, 사쿠라 맛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꽃맛하면 상상할 수 있는 맛의 음료였다. 나쁘지 않았음.
주문한 돈지루고젠(とん汁御膳:季節のとん汁変更). 고젠은 밥+돈지루+절임/무침 반찬 4종+샐러드+치킨남바+가쓰오 다다키+계란말이로 구성되어 있다. 돈지루는 계절 돈지루로 변경을 할 수가 있어서 변경을 했다. 계절 돈지루는 새우가 들어간 새우 돈지루였다. 일본음식답게 전체적으로 짰지만 그건 일본음식 특이라 적응한 부분인걸 감안하면 모든 반찬이 다 맛있다고 느꼈다. 역시 돈지루 맛집답게 돈지루가 지금까지 먹어본 돈지루 중에서 가장 진하고 건더기가 돈지루 그릇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게 아주 감동적이었다.
음식에 대해서는 전혀 단점이 없었고, 나오는 음식에 비해서 자리가 좀 협소한 것, 식당 입구 근처에 바로 흡연구역이 있다는 점이 조금 불편하다면 불편한 점이었다. 이렇게 제대로 차려진 일본 정식을 오랜만에 먹어봐서 정말 맛있게 먹었고, 다음에 무사시코스기에 방문하면 무사시코스기의 아직 안 가본 다른 멋진 가게들을 보류하고도 한 번 더 가고 싶은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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