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 뽕 뽑기 2탄. 지금껏 일본에 살면서 가봐야지 염불을 외면서도 아직도 안 가봤던 신주쿠교엔에 드디어 가보다.
신주쿠교엔(新宿御苑)은 신주쿠 한복판에 있는 커다란 정원인데, 아마 도쿄에 관광을 오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거쳐가는 코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침 하나미 시기이기도 해서 타이밍이 아주 굿. 신주쿠교엔의 입구는 총 3개가 있는데 나는 오키도문으로 입장을 했다.
문으로 들어가면 입장권을 구매/검사하는 곳이 있다. 일반 입장권은 노란색으로 표시된 줄로 가서 기계에서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대부분의 결제수단에 다 대응하는 것 같더라. 나는 지갑 꺼내기 귀찮아서 교통카드로 구매.
입장료는 시기에 따라서 무료가 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개인입장 기준 일반 500엔, 65세 이상이나 학생은 250엔, 중학생이하는 무료로 저렴한 편이다. 단체 입장료는 조금 더 저렴하다. 자세한 입장료와 개원시간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게이트에서 큐알코드를 스캔해 입장하는 방식이다.
문을 통과하면 신주쿠교엔의 지도/안내지가 있는데, 지도에는 어디서 어떤 시기에 어떤 품종의 벚꽃을 볼 수 있는지 알기 쉽게 표시되어 있다. 3월 말에 방문하니 초봄에 피는 벚꽃들은 좀 져가는 모양이긴 했지만, 초봄(早春)과 봄(盛春)에 피는 벚꽃들을 대부분 볼 수 있었다.
공원 자체가 굉장히 크다 보니까 어디서든 벚꽃이 보이지는 않고 특정한 장소에서만 벚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벚꽃이 만개해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진짜 바글바글하게 몰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도 그 바글바글 중 하나가 되어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찍은 사진을 확인해 보니까 내가 눈으로 본 벚꽃들이랑 너무 달라서 보정도 열심히 해봤다. 빛이 다 역광이었는지 죄다 어둡게 찍혔더라.
신주쿠교엔에서 보이는 NTT도코모 건물. 신주쿠교엔 내의 일본정원 부지에서 굉장히 잘 보인다. 유독 눈에 띄는 높은 건물이라 저 건물도 교엔의 일부 같은데 교엔 밖에 있는 건물이다.
이날 오전에 비가 오고 날이 개인 직후여서 하늘이 굉장히 예뻤다. 여러모로 운이 너무 좋았단 말이지. 나는 못 봤는데 어딘가에서는 무지개도 보였을 수도 있겠다.
이건 신주쿠교엔 내에 있는 스타벅스 건물이다. 걷다 보니 지쳐서 뭐라도 마실까 싶어서 가봤는데, 사람이 체감 오천명정도 줄을 서고 있어서 그냥 포기했다. 스벅 말고 다른 휴게 시설들도 몇 군데 더 있다.
요 시다레자쿠라가 있는 곳에서 중국 관광객 가족분들 사진을 기깔나게 찍어드렸다. 자녀가 둘인 4인가족이었고, 자녀들은 미취학 아동 1명, 초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친구 1명으로 어린 친구들이었는데 사진 다 찍고 나서 초등학생 친구가 되게 부끄러워하면서 아리가또오... 하는 게 너무 귀여웠다. 그래 일본어를 해보고 싶었구나. 비록 당첨된 건 한국인이었지만 여기서 아이의 기대를 저버릴 순 없었기 때문에 일본어로 대답해 줬다.
사람이 하도 많으니까 사람구경하는 것도 재밌었는데 가장 인상에 남은 건 할아버지 다섯 분이 벤치에 앉아서 요리조리 셀카를 찍고 계신 모습이었다. 친구들끼리 하나미를 오신 것 같아 보였는데, 청년들이라고 생각하면 평범한 모습인데도 유독 할아버지들이 기억에 남는 건 아마 중장년층들이 각자의 배우자나 자녀들이 아닌 친구들이랑 이런 곳에 오는 걸 흔하게 볼 수 없기 때문일 거다. 그러게 아빠,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도 자녀들 말고 친구들이 있을 텐데 싶고 뭐... 아무튼 사진 찍어드릴까 요하고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 나한테 그 정도 넉살이 있을 리가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할아버지들 사진을 찍어주는 거까지 확인을 하고 오지랖 대리 만족을 했다.
신주쿠쿄엔은 관광지로 유명하다 보니까 전 세계사람들을 다 만날 수 있다. 교엔 한 바퀴를 돌면 정말 공평한 비율로 내가 아는 모든 언어를 싹 다 듣고 나오는 나름 신기한 체험이 가능하다. 물론 모르는 언어들도 많이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의외로 가장 놀랐던 점은 신주쿠교엔 내의 공중화장실이 내가 가본 일본의 공중화장실 중에 가장 더럽지 않았나 싶은 정도였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이렇게 더러운 공중화장실 만나보기? 쉽지 않다. 하긴 방문자 수를 보면 관리가 정말 어려울 것 같긴 해.
잔디밭에서 이렇게 냅다 누워서 일광욕을 하거나 돗자리 펴서 피크닉도 많이 하더라. 입장 연간패스를 팔기 때문에 근처에 거주한다면 정말 좋은 인프라겠다 싶었다.
아 하나미 시기에는 혼잡 방지를 위해서 특정 날짜에는 사전등록한 사람만이 입장 가능하니 주의해야 한다. 매년 이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2024년의 경우 이하의 날짜, 시간대는 사전 등록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인터넷 예약도 가능하니 외국인도 쉽게 예약을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확인.
2024년3월23일(토)、3월24일(일)、3월30일(토)、3월31일(일)、4월6일(토)、4월7일(일)의 오전 10에서 오후 16시까지
야호 벼르고 벼르던 신주쿠교엔 구경 미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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