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을 지나가다가 너무 귀여운 디저트를 발견했다. 통과일 모양의 만든 무스 케이크였는데, 디피에 눈이 갈 수밖에 없는 비주얼이었다. 파티세리 지로(パティスリージロー)의 마루데! 후르츠(まるで! フルーツ) 시리즈인데, '마루데'는 한국어로 '마치'지만 직역을 하면 뭔가 느낌이 안 살고 어색하니까 그냥 이 포스팅에도 마루데로 표기하겠다.
메뉴는 아마도 올해 새롭게 출시된 마루데! 마롱(まるで! マロン)을 포함해서, 밤, 빨간 사과, 망고, 딸기, 서양배, 오렌지로 총 6종류가 있었다. 사과나 오렌지, 배같이 원래 한 알이 커다란 과일들은 진짜 과일들보다 작은 감이 있는데, 딸기나 밤은 원래 사이즈가 작아서 그런지 똑같은 모양인 무스케이크가 유난히 커 보인다. 물론 사과나 오렌지 케이크보다 밤이랑 딸기 케이크 사이즈가 약간 더 크니까 객관적으로도 크긴 크다.
전부 다 궁금했지만 이번에는 최애 과일인 사과와 신상인 밤을 사 먹어 보았다. 포장 전문이었기 때문에 구매를 해서 집까지 조심스럽게 모셔왔(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집에서 마주한건 착실히 한쪽으로 쏠리고 표면에 상처가 가득한 일그러진 케이크들이었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걷는 걸까.
마루데! 아카링고(まるで!赤りんご)는 안쪽하단부터 쿠키 > 라즈베리 잼 > 스펀지 > 사과과육 소스 > 사과무스 > 빨간 사과 글라사주로 구성이 되어있다. 아무래도 무스 케이크이다 보니 사과 무스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게 색이 흰색인데 사알짝 노란색이 도는 게 정말 사과 같다. 비주얼 백점만점에 백점. 위에 달려있는 사과 꼭지와 잎은 초콜릿이다. 무스는 조금 묵직한 무스였고 글라사주랑 라즈베리잼은 솔직히 맛이 느껴지는 않는다. 생각보다 안 달아서 좋았는데, 동시에 생각보다 사과맛이 그렇게 많이 나지도 않더라. 전체적으로 은은한 느낌. 개인적인 취향일 수 있지만 사실 케이크 자체보다 여기 쿠키 맛집 아닌가 싶을 정도로 타르트처럼 밑에 깔려있는 쿠키가 진짜 맛있었다.
마루데! 마롱(まるで! マロン)은 쿠키 > 초코 스펀지 > 밤 페이스트 크림 > 커스터드 > 통밤 > 밤 무스 > 초코 글라사주로 구성이 되어있는, 밤+초코 조합의 케이크이다. 근데 사실 사과랑 비슷하게 모든 맛이 은은하게 나서 초코가 있었나 싶었다.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월급의 존재감 정도? 그래도 이건 밤이 통째로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은은한 와중에도 확실히 밤 디저트 같기는 했다. 밤모양을 구현하기 위해서 깨로 밤의 밑에 부분을 표현했는데, 맛만 놓고 보면 좀 뜬금없지 않나 했는데 엄청 달지 않아서 그런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게 어우러지더라. 그리고 사과와 마찬가지로 밑에 쿠키가 진짜 맛있었다. (같은 쿠키) 자네들 쿠키집 해볼 생각 없는가.
하나에 600엔인데 이 정도 퀄리티라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엄청나게 맛있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엄청 달지도 않고 맛이 강한 것도 아니라 무난하게 먹기 좋았고, 무엇보다 비주얼이 이 가치에 8할 정도 차지한다고 보기 때문에 선물용으로 좋은 디저트라고 생각한다. 한 번 먹어본 종류를 또 사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남아있는 다른 맛이 궁금하니까 기회가 되면 사 먹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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